기침 증세가 동반되는 호흡기질환에 관례적으로 처방되는 항생제가 기침을 완화시키는 데는 도움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15일(현지시간) 《일반 내과학 저널(Journal of General Internal Medicine)》에 발표된 미국 연구진의 연구결과를 토대로 건강의학 웹진 '헬스 데이'가 보도한 내용이다.
호흡기질환은 크게 상기도감염증(URTI)과 하기도감염증(LRTI)으로 구분할 수 있다. 상기도감염증은 비강ㆍ인두ㆍ후두가 바이러스에 감염돼 발생한다. 감기와 부비동염, 인두염, 인후두염, 독감, 코로나19 같은 질병이 대표적이다. 하기도감염증은 기관지나 폐가 바이러스 외에도 세균(박테리아), 진균(곰팡이), 기생충에 감염되는 경우 발생한다. 심한 기침 증세가 동반되는 폐렴과 기관지염이 대표적이다.
바이러스에 대해서는 항바이러스제 처방을 해야 하고, 세균이나 진균에 대해서는 항생제 처방을 해야 한다. 하지만 의사들은 기침을 하는 환자에게 관례적으로 항생제를 처방하는 경우가 많다.
논문의 주저자인 조지타운대 의대의 댄 메렌스타인 교수(가정의학과)는 기침의 원인이 세균인 경우에도 항생제가 기침의 심각도를 줄여주거나 빈도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분석했다. 그는 "심각한 기침을 유발하는 하기도감염증은 더 위험해질 가능성이 크며 3~5%는 폐렴으로 발전한다"는 점을 지적하며 기침 증세 치료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항생제가 어떤 차이를 만드는지 알아보기 위해 하기도감염증을 보이는 719명 환자의 항생제 사용을 추적했다. 그 결과, 약 29%의 환자가 첫 병원 방문 시 항생제 처방을 받았지만 항생제 처방을 받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기침 증세에 아무런 변화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항생제 복용 여부에 관계없이 감염을 극복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약 17일로 동일했다. 연구진은 "항생제를 남용하면 위험한 박테리아가 이 약에 내성을 갖게 될 위험만 높아진다"고 지적했다.
연구진의 일원인 조지아대의 마크 에벨 교수(공중보건학)는 "의사들이 세균성 하기도감염증의 비율을 알고는 있지만 아마도 과대평가했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의사들은 또한 바이러스 감염과 박테리아 감염을 구별하는 자신들의 능력도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하였다.
메렌스타인 교수는 "기침은 외래 진료 방문의 가장 흔한 질병 관련 이유로 (미국에서만) 매년 약 300만 건의 외래 방문과 400만 건 이상의 응급실 방문을 차지한다"면서 "심각한 기침 증상과 그에 대한 적절한 치료법에 더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해당 논문은 다음 링크(https://link.springer.com/article/10.1007/s11606-024-08758-y)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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