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혈관 질환 위험이 높은 사람이 더 많이 걷도록 금전적·비금전적 보상을 주면 향후 보상이 없을 때도 개선된 생활 습관이 유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9일 과학계에 따르면, 미국 국립보건원(NIH) 연구진은 국제학술지 '순환계'(Circulation)에 2019년부터 시행한 활동량 추적 연구 결과를 발표하였다.
연구진은 2019년부터 심혈관계 질환 위험이 높은 환자 1000명에게 웨어러블 피트니스 트래커를 제공하고 걸음 수를 측정했다. 피험자들은 게임(비금전) 보상, 금전 보상, 금전 및 게임 동시 보상, 미보상 대조군 등 4개 그룹으로 나뉘었다.
비금전 보상으로는 매주 포인트 70점이 주어졌으며 하루 목표치를 달성하면, 점수가 유지되지만 달성하지 못하면 10점씩 차감되는 방식이었다. 이 같은 방식은 이익보다는 손실에 민감하다는 행동경제학의 연구 결과를 참고해 만든 것이다.
매주 유지 포인트에 따라 블루, 브론즈, 실버, 골드, 플래티넘 같은 등급 보상이 주어졌으며, 이런 결과는 참여자의 지인에게 이메일로 공유됐다.
금전 보상은 매주 14달러를 가상계좌에 지급하고 걸음 수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계좌에서 2달러가 차감된다는 알림을 받는 식으로 이뤄졌다.
동시 보상군은 금전, 비금전 보상을 동시에 받았다.
실험은 12개월 동안 보상을 지급받았고, 그 이후 6개월 동안은 보상 없이 전날의 걸음 수만 문자로 공지 받았다.
아무런 보상이 없는 대조군은 실험 기간 내내 전날의 걸음 수 문자메시지만 받았다.
심혈관 위험군이었던 환자들은 하루에 평균 5000걸음을 걸었으나, 실험 후에는 매일 1500 걸음 이상 일일 걸음 수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험 착수 12개월 후 대조군을 기준으로 비금전 보상 그룹은 매일 538 걸음 더 걸었고 금전 보상그룹은 매일 492 걸음 더 걸었다.
가장 보상을 많이 받은 '동시 보상 그룹'은 아무런 보상이 없는 사람들보다 일일 평균 868 걸음 더 걸었다. 이런 생활 습관 변화는 보상이 없었던 6개월 이후에도 유지됐다.
연구팀은 "간단한 일일 알림 만으로도 사람들이 더 많이 움직이게 하는 데 효과적이지만 금전적·비금전적 보상을 제공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며, "낮은 강도의 운동이라도 심혈관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으므로 저렴한 비용으로 사람을 움직이게 하는 것은 공중 보건에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한국도 보건 정책의 일환으로 운동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국민체육진흥공단이 운영하는 '국민체력100'에서는 체력관리 서비스와 스포츠 활동에 참여하면 스포츠 상품권, 문화 상품권을 제공한다.
서울시는 손목닥터9988이라는 사업으로 시민들에게 스마트 밴드를 보급하고 이에 연계한 걷기 목표치 수행이나 식단 관리 미션 등을 수행하면 포인트를 지급하고 있다. 이렇게 모인 포인트는 서울페이와 연동해 병원, 약국, 편의점 등에서 사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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