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모는 유전의 영향이 크다고 알려졌다. 그런데 유전이 아닌 후천적인 몸 상태에 따라서도 탈모가 발생할 수 있다. 이때 주의해야 할 것이 혈중 지질 농도인데, 혈중 지질 농도가 높아지면 탈모 발생 위험 역시 높아진다는 여러 연구 결과가 있다.
영국 외과 의사은 Zayn Majeed 박사는 데일리익스프레스와의 인터뷰에서 "혈중 콜레스테롤은 생명 유지를 위해 꼭 필요한 지질 성분이지만, 혈중 농도가 과도하게 높아지면 탈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콜레스테롤이 모발 생성 세포의 신호 전달 경로를 조절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다시 말해 탈모가 나타났을 때 자신의 콜레스테롤 수치를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는 뜻"이라고도 했다. 또한 Majeed 박사는 "탈모가 있는 사람은 총 콜레스테롤 수치와, '나쁜 콜레스테롤'이라고 알려진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상당히 높은 편이라는 것을 밝힌 연구가 많다"고 말했다.
이집트 메누피야대 피부과 연구팀이 탈모가 조기에 발생한 비만 아닌 여성 40명과 탈모가 없는 건강한 여성 40명을 비교했다. 그 결과, 총 콜레스테롤 수치, LDL 콜레스테롤 수치, 중성지방 수치가 탈모 환자군에서 유의하게 높았다. 이 연구 결과는 2015년 '국제피부과학회' 저널에 게재됐다.
남성 77명(남성형 탈모 환자 41명, 비탈모 환자 36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더니, 탈모군에서 혈중 중성지방 수치가 유의하게 높았다는 터키 연구 결과도 있다. 남성형 탈모는 남성호르몬 안드로겐 등의 영향으로 모발이 빠지는 대표적인 탈모 유형을 말한다. 앞머리와 정수리에서 머리카락이 많이 빠지고 모발이 가늘어진다는 특징이 있다. 터키 연구팀은 이 조사 결과를 근거로 남성형 탈모 환자는 혈중 지질 수치를 검사하고, 필요한 경우 심장 전문의와 상담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체내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려면 체중을 적정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이미 비만이나 과체중인 사람은 평소 에너지 섭취량보다 하루 500kcal 줄여 일주일에 0.5kg씩 천천히 감량하는 것을 권장한다. 금연도 도움이 된다. 흡연하면 총 콜레스테롤과 LDL 콜레스테롤, 중성지방 수치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과일, 채소, 콩류, 보리, 메밀, 옥수수, 귀리, 통밀, 현미 등 전곡류에는 수용성 식이섬유가 많은데, 이는 콜레스테롤을 직접적으로 낮춰주는 효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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