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고는 매일 쓰는 가전제품이다. 거창한 요리를 하지 않더라도 물을 마시거나 간식을 꺼낼 때 등 자주 사용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늘 손길이 닿을 뿐만 아니라 여러 음식물이 보관되기 때문에 세균 번식에 취약하다.

냉장고 내부에서도 특히 육류와 채소를 넣는 칸은 여러 세균이 자라기 쉽다. 미국 국립위생재단 발표에 따르면 냉장고의 육류, 채소 칸에는 살모넬라균, 대장균, 곰팡이 등 증식 위험이 크다. 채소 표면의 흙이 보관함에 떨어질 수 있고, 방치된 육류와 채소에서 수분이 빠져나올 가능성도 있다. 이에 냉장고는 최소 1~2주에 한 번은 청소하는 것이 권장된다.

먼저 보관함의 내용물을 다 비우고 중성세제나 베이킹소다를 섞은 물을 활용해 닦아준다. 행주를 묻혀 보관함을 닦고 흐르는 물에 헹궈준다. 청소 후에는 냉장고 온도를 5℃ 미만으로 유지해 세균의 증식 속도를 늦춰야 한다.

현관문, 방문 등 여느 손잡이와 마찬가지로 냉장고의 손잡이도 세균 위험이 도사리는 곳이다. 냉장고 문을 여닫을 때마다 손을 씻기도 어렵고, 요리 도중 냉장고 문을 열어야 하는 일도 잦다. 냉장고 손잡이에 황생포도상구균, 살모넬라균 등 각종 균이 남아있을 수밖에 없다.

실제 손이 닿는 과정에서 세균이 묻는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미국 버지니아대(University of Virginia) 연구팀에 따르면 감기에 걸린 사람들이 집에서 손댄 곳을 분석한 결과, 냉장고 문과 손잡이에서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알코올 등 세균을 억제할 수 있는 용품을 활용해 수시로 닦을 필요가 있다.

얼음 틀도 세균의 위험으로부터 방심할 순 없다. 냉동 보관돼 안전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얼음 틀은 자주 세척하지 않으면 세균이 자랄 수 있다. 리스테리아균은 영하 20도 이하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생존력이 강한 균이다. 리스테리아균이 번식한 얼음을 먹으면 복통, 설사 등 식중독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심하면 패혈증이나 뇌수막염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노로바이러스도 냉동 온도에서 번식하는 식중독균으로 극심한 복통과 설사 등을 유발한다. 한 번 사용한 얼음 틀은 흐르는 물에 씻고 재사용해야 한다. 식초를 섞은 물에 얼음 틀을 20분 정도 담갔다가 깨끗한 물에 헹구는 것도 도움이 된다.

식품을 잘못 보관하면 음식과 냉장고 모두 부정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모든 식품을 냉장고에 넣기보다 종류별로 보관법을 달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마늘은 냉장 보관하면 곰팡이 등 독소가 생길 수 있다. 냉장고의 습기를 흡수해 쉽게 물컹해지고 싹, 곰팡이 증식이 쉬워지기 때문이다. 깐마늘은 밀폐용기에 키친타월을 깔고 뚜껑을 닫아 습기를 차단한 채 냉장 보관해야 한다.

토마토도 냉장 보관 시 표면이 쭈글해지고 당도가 떨어진다. 햇빛이 들지 않는 25~30도 실온에서 보관하는 게 좋다. 마요네즈는 저온 보관 시 상하기 쉽다. 달걀 노른자, 식용유, 식초 등 성분들이 분리되는 현상도 나타난다. 비교적 온도가 높은 냉장고 문쪽 선반에서 보관하는 게 좋다.

맛과 색이 변한 음식은 바로 버려야 한다. 상한 음식을 치울 때는 위생장갑 등을 착용해야 하는데, 맨손으로 상한 음식을 만지면 식중독균이 손에 묻어 다른 음식으로 전파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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