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적으로 금연을 하면 체중이 증가한다는 믿음이 있지만, 오히려 흡연이 복부 비만·심혈관 질환·당뇨병·치매 위험 등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진 내장 지방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22일 게르만 D. 카라스크빌라 덴마크 코펜하겐대 교수 연구진은 중독연구학회(SSA) 학술지 중독(Addiction)에서 유럽인을 대상으로 흡연에 영향을 미치는 단일 유전자 변이를 이용해 흡연과 복부 비만 사이의 관계를 분석해 이 같은 결론을 얻었다고 밝혔다.
흡연자는 비흡연자보다 체중은 적지만, 복부 지방이 더 많은 경향이 있다. 복부 비만과 내장 지방은 심장질환, 당뇨병, 뇌졸중, 치매 등의 위험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하지만 흡연과 복부 비만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는지는 명확하지 않았다.
이에 연구진은 멘델 무작위배정(MR)을 사용해 흡연이 복부 지방을 증가시키는지 조사했다. MR은 신체가 흡연 같은 행동이나 환경적 요인에 반응하는 방식에 영향을 미치는 유전적 차이를 이용해 그 요인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는 방법이다.
연구진은 흡연 노출(흡연 여부 및 흡연 기간, 흡연량 등)과 체지방 분포(허리·엉덩이 비율) 등을 측정한 뒤 유전자 도구를 사용해 흡연과 복부 비만 사이의 인과 관계를 추정했다. 이 연구에는 흡연자 120여만 명, 평생 흡연자 45만여 명, 체지방 분포 연구 60여만 명의 데이터를 사용했다.
먼저, 흡연 습관 및 체지방 분포와 관련한 유전자를 확인했다. 이어 이 유전자 정보를 사용해 흡연 관련 유전자가 있는 사람들이 체지방 분포가 다른지를 조사했다. 끝으로 흡연과 체지방 분포 간 연관성이 흡연이 아닌 음주나 사회경제적 배경 등 다른 요인의 영향을 받은 게 아닌지 검증했다.
그 결과, 흡연과 관련한 유전적 요인은 피부 아래의 피하지방보다는 복부 장기를 감싸고 있는 심부 지방인 내장 지방 조직의 증가와 더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카라스크빌라 박사는 "허리-엉덩이 비율 측정 결과 흡연이 복부 지방을 증가시킬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특히 증가하는 지방의 유형이 피하지방보다는 내장 지방일 가능성이 더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복부 내장 지방을 줄이면 그와 관련된 만성질환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공중 보건 관점에서 이 연구 결과는 일반 대중의 흡연을 예방하고 줄이기 위한 대규모 노력의 중요성을 잘 보여준다"라고 부연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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