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벡 머시 미국 공중보건위생국장이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가 젊은이들을 심각한 불행에 빠트리고 있다고 이례적으로 경고했다. 미국에서 청년층이 노년층보다 행복한 비율이 낮다는 내용을 담은 유엔 산하 자문기구 지속가능발전해법네트워크(SDSN)의 '2024 세계행복보고서' 결과를 거론하며 이같이 강조했다.
머시 국장은 20일 발표된 보고서 결과를 놓고 이날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 "청년층의 행복도가 낮다는 것은 SNS로 인해 젊은이들이 미국에서, 그리고 점점 더 전세계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위험 신호"라고 논평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30세 미만의 행복도가 떨어지면서 미국이 가장 행복한 국가 상위 20위권에서 밀려났다. 미국 청년층과 노년층의 행복 순위는 각각 62위와 10위, 캐나다는 58위와 8위로 세대 간 행복도에서 큰 격차를 보였다. 청년층이 노년층보다 행복한 비율이 높았던 미국의 상황은 2017년부터 바뀌기 시작했다. 머시 국장은 이러한 변화가 세계적으로 나타나고 있고 서유럽에서도 1, 2년 안에 같은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젊은이들이 행복하지 않은 이유로 과도하게 SNS에 시간을 소비하기 때문이라고 봤다. 미국의 10대들이 평균 하루에 약 5시간을 SNS에서 보내고 있으며, 이들 중 3분의 1은 평일 자정까지 전자기기를 사용하고 있다는 연구결과를 인용했다.
"SNS를 사용하도록 허용하는 것은 안전하지 않은 약을 아이들에게 주는 것과 같다"면서 "현재 청소년이 '중년의 위기'만큼의 고통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중년의 위기란 중년층에 삶에서 가장 행복도가 떨어지는 현상을 말한다.
과거 그는 수차례 언론 앞에서 SNS가 청소년에 미치는 영향을 경고했다. SNS로 인해 젊은이들이 지나치게 명성, 돈, 팔로어 등에 관심을 갖게 된다는 주장이었다.
또 게시물에 '좋아요' 아이콘과 댓글을 달도록 유도하는 기능 등을 통해 자존감이 낮아지고 SNS에 중독되게 만든다고 했다. 머시 국장은 "SNS를 통해 청소년들은 세상이 망가졌고 미래가 암울하다고 끊임없이 말하는 헤드라인을 보게 된다"고 우려했다.
지금이라도 SNS로 인해 젊은이들이 겪는 피해를 줄이기 위한 법안을 제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세계적으로도 젊은이들이 가상 공간이 아닌 진짜 사회와 연결되도록 개선돼야 한다고 밝혔다.
2024 세계행복보고서를 발표한 SDSN은 이번 보고서에서 어린 시절의 행복을 강조했다. 어린 시절의 행복과 정서적 건강이 성인의 삶의 만족도를 가장 잘 예측할 수 있기 때문으로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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