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아시아계 여성이 담배를 피우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폐암에 걸리는 빈도수가 다른 인종과 성별보다 높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NBC News는 담배를 피운 적이 없음에도 폐암 3기 진단을 받은 필리핀계 미국인 루카스(28)의 사례를 들며 아시아계 여성이 유독 폐암에 취약한 이유와 관련 연구를 주목했다.
최근 한 연구에 따르면, 비흡연 아시아계 미국인 여성을 제외한 모든 그룹에서 폐암 발병률이 감소하고 있으나 아시아계 여성만 유독 매년 2%씩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폐암의 가장 큰 원인은 흡연이다. 다만, 이번 연구에서는 폐암을 앓고 있는 아시아계 미국인 여성 중 50% 이상이 담배를 피운 적이 없다고 전했다. 폐암에 걸린 중국과 인도계 미국인 여성의 경우는 비흡연 비율이 80%에서 90%로 올라간다.
과학자들은 원인을 알 수 없는 데이터를 바탕으로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캘리포니아 대학교 샌프란시스코 캠퍼스와 뉴욕 대학교에서는 아시아계 미국인 여성이 폐암 고위험군에 속하는 이유와 종양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 중이다. 이것은 기존에 한 번도 이뤄지지 않은 연구다.
NBC News는 미국에서 아시아계 여성이 처한 취약한 환경을 지적했다. 지금도 여전히 많은 이민자 가정의 여성은 가족의 생계를 위해 유독성 연기에 노출되는 산업에 종사하고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실제로 2019년 연구에 따르면, 아시아계 미국인은 거주 시설과 직업 환경으로 인해 백인 미국인보다 73% 더 많은 미세한 오염 입자를 흡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 혜택을 받지 못하는 환경이 아시아 여성 폐암 조기 진단의 장벽이 되었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특히 자기 의견을 밝히는 정서에 익숙하지 않은 아시아 여성들은 자신의 질환이 가족과 친구들에게 짐이 될 수 있다는 생각으로 병을 숨기기도 한다는 것이다.
아시아계 여성의 문화적 배경을 고려한 최초의 연구를 이끈 이들은 아시아계 미국인 여성인 쳉(Cheng), 고메즈(Gomez), 슘(Shum) 3인이다. 쳉은 NBC News에 "우리에게는 지극히 개인적인 문제였다"며 "아시아계 미국인으로서 이런 일들은 우리 커뮤니티에서 자주 목격되는 사례다. 이번 연구는 아시아계 여성을 향한 불평등에 관심을 기울여 달라는 의미가 포함되어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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