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레인지는 간편하고 다양한 요리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을 앞세워 가정에 없어서는 안 될 전자제품으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전자레인지가 건강에 해롭다는 속설들은 여전히 우리를 불안하게 하고 있다. 전자레인지를 둘러싼 오해와 진실에 대해 알아보자.
전자레인지의 전자파는 음식에 아무런 해를 끼치지 않는다. 몇몇 사람들은 전자파가 음식 내부의 분자구조를 변형하고 음식에 그대로 남아 있을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전자레인지는 '마이크로파'라는 전자파로 음식을 조리한다.
마이크로파는 대부분의 물질은 투과하지만, 물에는 흡수되는 성질이 있다. 물에 흡수된 전자파는 수백만 개의 물 분자를 진동시켜 마찰열을 일으킨다. 이때 발생하는 열은 식품 내부를 가열해 음식을 조리하거나 따뜻하게 데우는 데 사용된다. 오직 수분의 진동으로 인한 마찰열만 이용하기 때문에 음식 분자 구조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전자파로 인한 유해 물질도 남아 있지 않다.
다만, 전자레인지에 넣고 조리할 때는 보관 용기에 신경 써야 한다. 특히 비닐봉지에 음식을 넣고 돌릴 때가 많은데, 열을 받으면 비닐봉지에서 환경 호르몬이 배출될 위험이 있다. 플라스틱 용기도 겉면에 '전자레인지 사용 가능' 표시가 있는 제품만 사용하는 게 좋다. 플라스틱 재질에 따라 내열성과 내구성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음식을 감싸는 랩도 조심해야 한다. 가정용 랩에 사용되는 첨가제 대부분은 휘발성이 없어 직접 닿지 않는 이상 식품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 하지만 랩은 높은 온도에 잘 녹고, 기름에도 잘 녹는다. 따라서 기름진 음식을 랩으로 밀봉해 조리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은박지, 스테인리스 등 금속 소재가 포함된 제품은 가열하면 스파크가 튀면서 화재로 이어질 수 있어 사용하면 안 된다.
음식을 돌리면 전자파가 남는 것은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전자레인지에 사용되는 전자파는 음식물을 조리하는 2.45GHz의 주파수와 전자레인지를 작동시키기 위한 60Hz의 주파수에서 발생한다. 이때 음식물을 조리하는 2.45GHz의 전자파는 아예 외부로 방출되지 않고, 적은 양의 60Hz 주파수 전자파만이 전자레인지 외부로 방출된다. 이때 전자레인지 바깥으로 방출되는 전자파의 양은 미미해 신체에 영향을 끼칠 수준이 아니다.
만약을 대비해 전자레인지로부터 30cm 정도는 떨어져 있는 것이 좋다. 전자레인지가 열을 생성하려면 마크네트론이라는 부품이 필요한데, 이를 작동하기 위한 높은 변압기가 전자레인지에 내장돼 있다. 변압기가 작동하면 다른 전자제품보다 상대적으로 많은 전자파가 발생하게 된다.
비록 검출되는 전자파가 권고된 인체 보호 기준에 미치지 않지만, 혹시 모를 경우를 대비해 30cm 정도 떨어지는 것이 좋다. 30cm만 떨어져도 검출되는 전자파는 10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다. 특히 눈은 우리 몸에서 가장 민감하고 약한 부위다. 전자레인지가 작동하는 도중 가까운 거리에서 내부를 확인하는 습관도 삼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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