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은 유용한 패션 아이템이다. 최근 20~30대 패션 트렌드로 떠오른 '긱시크(괴짜라는 뜻의 'geek'과 세련됐다는 뜻의 'chic' 합성어)'도 뿔테나 무테 등 각진 안경 착용을 특징으로 하고 있을 정도이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안경테 시장 규모는 2020년 7713억원에서 2023년 예상금액 8675억원으로 12.23% 증가했다. 수요가 증가하는 패션 안경이지만, 건강에는 괜찮을까?
시중에 판매되는 패션 안경 중 일부는 안경테 유지를 위해 임시로 투명한 플라스틱의 '데모렌즈'를 끼운다. 그런데 저품질 플라스틱으로 만든 렌즈는 표면이 균일하지 않아 사물과 시야가 흐릿하게 보일 수 있다. 또, 렌즈 면이 평평해 시야가 왜곡돼 보여 오히려 시력을 떨어뜨릴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자외선 차단 기능이 없어서 자외선이 그대로 렌즈를 통과해 눈을 보호해 주지 못한다. 자외선에 눈이 장시간 노출되면 각막에 문제가 생기게 된다. 자외선은 수정체를 구성하는 단백질 성분을 변성시켜 눈 노화 속도를 앞당길 수도 있다. 아무 기능 없는 데모렌즈를 끼운 패션 안경을 샀다면, 안경원에 방문해 광학적 기능을 갖춘 특수 플라스틱, 유리, 수정, 폴리카보네이트 등으로 제작된 일반 안경 렌즈로 교체하는 게 좋다.
게다가 시중에서 판매되는 패션 안경은 모양이 얼굴이나 콧등에 제대로 맞춰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안경테가 과하게 얼굴을 조이면 콧등과 귓바퀴 부분에 과한 압력을 줘 피부에 자국이 남을 수 있다. 이런 자국이 계속되면 접촉성 피부염이 생기기도 한다. 반대로 안경테가 얼굴에 느슨하게 맞춰지면 작은 움직임에도 안경이 흘러내려 피부를 자극하게 된다.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은 안경테를 더 주의 깊게 고를 필요가 있다. 패션 안경은 오로지 보이는 부분에만 집중하기 때문에 알레르기 유발 성분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접촉성 피부염을 유발하는 안경테 성분으로 알려진 것은 금속 중 코발트, 니켈이 있고, 플라스틱 중 부틸 아크릴레이트, 셀룰로오스 아세테이트, 에폭시 수지 등이 있다. 알레르기 반응이 일어나면 착용을 중단하고 피부과에 내원해 전문의와 상담하여 원인을 밝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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