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나나, 시금치, 고구마와 같이 칼륨이 풍부한 음식을 먹는 게 소금 섭취를 줄이는 것보다 혈압을 낮추는 데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다. 덜 짜게 먹는 것보다 바나나 2개가 더 좋다는 것이다.
최근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ICL)의 조지 국제보건연구소(GIGH) 연구팀은 2021년 중국에서 5년간 2만995명을 대상으로 '소금 대체품'과 뇌졸중 사이의 관계를 분석한 연구논문의 자료를 토대로 추가 연구를 진행했다. 대상자의 절반은 일반 소금을 섭취했고, 나머지 절반은 소금(염화나트륨)의 4분의 1을 염화칼륨으로 대체한 소금 대체품을 음식에 넣어 먹었다.
연구 결과, 일일 칼륨 섭취량이 1g 증가하면 수축기 혈압 수치가 평균 2㎜Hg 낮아졌다. 또 칼륨이 첨가된 소금을 섭취한 사람은 뇌졸중을 겪을 위험이 14% 낮았다. 정기적인 칼륨 섭취는 뇌졸중 위험 10%를 감소시켰고, 소금 섭취를 제한하는 것은 뇌졸중 위험을 4%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나트륨을 줄이는 것보다 칼륨 섭취를 늘리는 것이 고혈압 관리에 더 효과적이라는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연구진은 "소금이 적고 칼륨이 많은 식단은 고혈압, 뇌졸중, 심혈관 질환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라며, "고혈압 위험군이라면 중간 크기의 바나나 두 개, 시금치 한 컵 또는 큰 고구마 한 개에 해당하는 칼륨 1g을 하루에 추가로 섭취하면 혈압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필수 전해질인 칼륨은 고구마와 바나나 외에도 녹색 잎채소, 콩류, 견과류, 조개, 생선 등 다양한 식품에 함유돼 있으며 근력과 신경 기능, 심장 건강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칼륨을 충분히 섭취하지 못하면 피로감과 근육 경련, 심장 두근거림, 혈압 증가, 어지럼증 등이 발생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콩팥 기능이 정상이면 일상적인 식사를 통해서는 칼륨 과잉증이 나타나지 않는다. 하지만 신장질환이 있으면 칼륨이 축적돼 심부정맥 위험이 높아지는 고칼륨혈증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하루 섭취 권장량(4700mg)보다 적게 섭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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