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을 만들고 먹을 때 간이 잘 된 짭짤한 음식만 선호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처럼 짠맛을습관적으로 찾는 사람들일 수록 신장 질환(CKD)에 걸릴 위험이 커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툴레인대 공중보건·열대의학 대학원 루 치 교수팀은 29일 미국의학협회(AMA) 학술지 'JAMA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에서 영국인 46만여명의 생활 습관·건강 데이터를 12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소금을 넣는 빈도가 높을수록 만성 신장질환 위험이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물론 적정량의 소금은 먹어야 하지만, 지나치면 남은 것을 배출하기 위해 신장이 힘들다. 세계보건기구(WHO)의 하루 소금 섭취량은 5g 이하지만 2~3배를 더 먹는 게 문제다. 이미 소금에 절인 김치, 된장, 젓갈 등이 있는데 국, 찌개까지 짜게 하면 과도 섭취가 된다.
또 최근 들어서 짠맛이 강한 자극적인 음식들이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신장 질환 발병도 많아지고 있는 추세다.
신장 기능이 감소하면 부종과 고혈압이 나타나는데, 몸속 염분을 적절히 배출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만성 콩팥병 환자의 부종은 자고 일어나면 얼굴이나 손발이 붓고, 오후가 되면 다리가 붓는다. 심부전으로 진행하면 평소 숨이 차다. 노폐물을 제대로 배설하지 못하면 요독증이 발생할 수 있다. 무력감, 기운 없음, 구역, 입맛 없음, 구토 등을 비롯해 가려움증, 저림 증상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나트륨 섭취는 체액 균형 유지와 영양소 흡수 등 다양한 생리적 기능에 필수적이지만 과다 섭취할 경우 고혈압을 일으키고 고혈압은 만성 신장 질환 위험 증가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영국인의 유전자, 생활 습관, 건강정보, 생물학적 표본 등 바이오의학 데이터가 담긴 영국 바이오뱅크(UK Biobank)에 참여한 37~73세의 신장 질환이 없는 46만5천288명을 평균 11.8년간 추적 관찰했다. 평균 연령은 56.3세였다.
그 결과 추적 기간에 만성 신장 질환에 걸린 사람은 2만2천31명이었고, 음식에 소금을 첨가하는 빈도와 만성 신장 질환 위험 증가 사이에는 유의미한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소금 첨가 빈도가 높은 사람들은 빈도가 낮은 사람들보다 BMI가 높고 eGFR이 낮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드러났다.
음식에 소금을 '가끔' 넣는다고 답한 그룹은 '전혀/거의' 넣지 않는다고 답한 그룹보다 만성 신장 질환 위험이 4% 높고, '보통' 넣는다는 그룹은 7%, '항상' 넣는다는 그룹은 11%가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이 연구 결과가 식탁에서 음식에 소금을 넣는 빈도를 줄이는 게 만성 신장 질환 위험을 낮추는 유용한 전략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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