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병원이 주도한 한ㆍ중 공동연구팀이 관상동맥협착증 스텐트 치료에 국제적 지침을 새로이 제시했다고 서울대학교병원측이 9월 1일 밝혔다.
연구 내용은 관상동맥협착증 시술의 보조도구로 '분획혈류예비력검사'와 '혈관내초음파검사'를 시행받은 환자들 간 임상적 효과에 차이가 없다는 사실을 밝혀낸 것이다.
서울대학교병원이 주도한 이 연구는 서울대병원 구본권·강지훈 교수, 아주대병원 탁승제 교수, 중국 왕건안 교수 공동연구팀이 한ㆍ중 18개 개관에서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는 10년 간 진행되었으며, 9월 1일 세계 최고 의학 잡지 NEJM(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 IF 176.079)에 주요 논문으로 게재됐다. 병원 측은 "지금껏 검증되지 않았던 관상동맥협착증 진단·치료 보조도구의 효과에 대한 해답이 제시됐다"라고 의의를 설명했다.
관상동맥협착증은 심장근육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좁아져 발병하는 병이다. 이 질환이 있으면 표준검사법인 관상동맥조영술을 통해 관상동맥 협착 정도를 판단하고, 협착이 심하면 스텐트 삽입술과 같은 치료를 실시한다.
그런데 이 검사만으로는 정확한 혈관 협착 정도를 확인해 스텐스 삽입의 필요성과 적절한 스텐트 종류를 결정하기 어려워, 정교한 진단·치료를 위해서는 다양한 보조 검사 도구를 함께 사용한다. 가장 흔하게 사용되는 보조도구는 협착으로 감소된 혈류를 측정하는 '분획혈류예비력검사'와 초음파로 동맥경화의 모양이나 혈관의 내경 크기를 확인하는 '혈관내초음파검사'다.
연구팀은 '분획혈류예비력검사군이 혈관내초음파검사군과 비교했을 때 비열등하다'는 가설을 세워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에는 한국·중국의 18개 기관에서 중등도의 관상동맥협착증 환자 1,682명이 참여했다. 평균 나이는 65세였고, 환자 중 30%는 급성관상동맥증후군으로 발현됐 다. 연구팀은 1:1 무작위 배정을 통해 분획혈류예비력검사(FFR)군과 혈관내초음파검사(IVUS)군으로 전체 환자를 절반씩 나눴다.
환자의 담당 의료진은 각 환자에게 관상동맥조영술 및 배정된 보조도구를 사용해 스텐트 삽입술의 필요성을 판단하고, 스텐트를 삽입한 경우 그 적정성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 분획혈류예비력검사군은 혈관내초음파검사군에 비해 상대적으로 스텐스 삽입 빈도가 43% 낮게 나왔다. 항혈소판제 처방 빈도도 19% 낮아서 스텐트 시술과 투약 치료 모두 더 적었다. 이러한 적은 시술과 투약치료에도 불구하고, 2년 간 임상 사건 발생률(사망, 심근경색, 재관류술 등)을 추적 관찰한 결과 분획혈류예비력검사군(FFR)과 혈관내초음파검사군(IVUS)이 각각 8.1%, 8.5%로 비슷했다.
개별 임상 사건의 발생률도 양 군에서 차이가 없다는 결과가 나왔다. SAQ 설문을 통해 환자가 주관적으로 평가한 증상 및 삶의 질도 양 군에서 유사하게 도출됐다. 분획혈류예비력검사가 혈관내초음파검사에 비해 열등하다는 기존 의견과 달리, 연구팀의 가설대로 비열등성이 증명된 것이다.
서울대학교병원 순환기내과 강지훈 교수는 "임상적으로 중요함에도 두 보조도구의 효능을 직접 비교 분석한 연구는 지금껏 없었다. 이번 연구는 관상동맥질환 환자의 진단과 치료 보조 도구의 임상 효과를 비교한 세계 최초의 대규모 무작위 배정 임상연구인 만큼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서울대학교병원 순환기내과 구본권 교수는 "FLAVOUR 연구 결과는 분획혈류예비력검사와 혈관내초음파검사의 임상 효과를 비교해 국제적인 진료지침 확립에 기여했다. 향후 관상동맥질환에서 임상 사건을 발생시키는 요인이 무엇인지, 비용효과 측면에서는 어떤 검사도구가 유용한지, 고위험 환자에서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 등에 대해 추가로 분석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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