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시가 인종차별과 낙인 효과 등을 이유로 세계보건기구(WHO)에 원숭이 두창 이름 변경을 요청했다. 해당 이름이 특종 인종에 대한 차별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26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애쉬윈 바산 뉴욕시 보건국장은 이날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WHO 사무총장에게 보낸 서한에서 "원숭이 두창의 잠재적이고 파괴적인 낙인 효과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적었다.
바산 국장은 원숭이 두창과 같은 용어가 유색인종 공동체에 뿌리를 둔 고통스럽고 인종차별적인 역사와도 연관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원숭이 두창은 이름처럼 영장류에서 유래되지 않았다"며 "코로나19가 '중국 바이러스'로 불린 것처럼 아시아 지역사회를 인종차별에 몰아넣었던 것과 비슷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원숭이 두창이라는 명칭을 계속 사용하면 흑인을 비롯한 유색인종, 성소수자들에게 인종차별과 낙인이라는 충격적인 감정을 다시 불러일으킬 수 있다"며 "이는 의료 서비스를 찾는 것을 피하게 만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
원숭이 두창은 1958년 실험실 원숭이에서 처음 발견돼 붙여진 명칭이지만, 아직 구체적인 감염원은 밝혀지지 않았다.
한편 지난 4월까지만 해도 아프리카 내 풍토병이었던 원숭이두창은 5월 이후 전 세계 75개국 이상으로 확산되고 있다. 주된 확산 원인은 유럽 남성 성소수자 네트워크에서 이뤄진 긴밀한 접촉으로 알려져 있다.
WHO는 현재 1만 6000건 정도의 감염사례가 보고되고 있지만, 실제로는 이보다 훨씬 많은 감염자가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번 유행이 남성 동성애자 및 양성애자들 사이에 퍼지고 있는 만큼, 감염 사실을 감추는 사람들이 많을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원숭이두창 발생 빈도가 높은 영국, 스페인, 독일, 포르투갈, 프랑스 등에 방문하는 사람은 특히 의심증상자와 야생동물 접촉에 주의가 요구된다.
Copyright © 의약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