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가 원숭이 두창을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선언할지를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2일(현지시간) WHO에 따르면 국제 보건 긴급위원회는 원숭이 두창에 대한 PHEIC 선언 여부를 검토하기 위해 비공개 회의를 진행했다. PHEIC는 WHO가 내릴 수 있는 최고 수준의 공중 보건 경계 선언이다.

원숭이 두창이 PHEIC로 선언될 경우 코로나19 이후 두 번째로 WHO가 질병 억제를 위한 연구와 자금 지원, 국제적 보건 조치 등을 추진할 수 있게 된다.

원숭이 두창은 밀접접촉을 통해 감염되며 발병 시 발열, 두통, 근육통, 근무력증, 오한, 허약감, 림프절 병증 등을 시작으로 1∼3일 후에 발진 증상을 보인다. 치명률은 3∼6%로 비교적 높은 수준이다.

다만 공기를 통한 감염 확률이 낮아 코로나19처럼 전파가 쉽게 되지는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도 전날 국제 보건 긴급위원회를 소집하면서 "내가 내릴 결정이 공중 보건이라는 궁극적 목표와 함께 많은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테워드로스 사무총장은 남성과 성관계한 남성에게서 주로 원숭이 두창 발병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이런 전파 패턴으로 인해 자칫 사회에서 환자에 대해 낙인찍기를 하면 질병을 추적·예방하기가 더 어려워진다"고 언급했다.

WHO는 국제 보건 긴급위원회의 회의 결과를 토대로 이르면 이날 오후 내지는 내주 초 사이에 원숭이 두창에 대한 PHEIC 선언 여부를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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