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가 3일 건보공단에 "수가협상 개선방안을 즉각 강구하라"며 성명을 냈다. 아래는 성명 전문.
건강보험공단, 수가협상에 대한 개선방안을 즉각 강구하라
지난 6월 1일, 대한의사협회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하 '공단')간에 진행된 2023년도 의원유형 요양급여비용 계약협상(이하 수가협상)은 공단 측의 일방적이고 터무니없는 수가인상률 제시로 결국 결렬되었다.
이는 공급자단체 뿐 아니라 가입자단체에서도 문제가 제기된 SGR 모형에 대한 조속한 개선을 이루지 못하고 매년 똑같은 형태의 수가협상을 반복하고 있는 공단의 역할 방기로 인해 발생한 것이다. 이러한 비상식적인 협상결과를 초래한 공단에 대해 대한의사협회는 수가협상의 파행에 대한 책임성 있는 대안 마련을 촉구한다.
의원 유형의 대표자로 수가협상에 참여하고 있는 대한의사협회는 코로나19 국가 재난 사태에서 환자 진료와 예방접종을 통해 지역사회 코로나 전파를 최소화시킨 의원급 의료기관의 헌신과 노력을 감안해 줄 것과 지역사회 내 의원급 의료기관의 높은 고용률 및 생산활성화 지표, 그리고 높은 임금 및 물가인상률 등을 고려한 수가인상률 반영을 요청했음에도, 이러한 결과를 초래한 데 대해 깊은 실망과 분노를 표한다.
수가협상 과정에서 코로나19 위기동안 의원급 기관의 사회적 역할과 급격히 악화되는 실물지표를 보전한 대한의사협회의 수가인상 고려 요인에 대한 정당한 요구는 전혀 수용되지 않았으며, 보장성 강화로 인한 급여비 증가가 높다는 표면적인 해석, 그리고 가입자 단체 위주로 구성된 공단 재정운영위원회에서 과학적이고 합리적 근거가 아닌 일방적으로 정한 인상률을 제시하여 수가협상 결렬을 자초하였다.
건보공단은 이번 수가협상에서 문제점이 일부 개선된 SGR모형을 적용할 것이라고 공언하여 왔으나,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의료이용량 감소 등 재정 영향에 대해 어떻게 적용시킬지 제대로 된 사회적 합의가 없었다.
특히, SGR모형의 경우 거시지표의 선택과 목표진료비 산출 적용 시점에 따른 격차 발생, 장기간 누적치 사용에 따른 과대(과소) 편향 가능성, 산출결과의 실효성 등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어 미국 등도 그 사용을 2015년 영구 폐기한 바 있다.
대한의사협회를 비롯한 공급자단체들이 지속적으로 SGR모형에 대한 문제점들을 지적하고 개선을 요구해왔음에도 공단은 이러한 SGR모형을 개선 없이 일방적으로 적용하고 있으며 이름만 '협상' 일뿐 수가계약을 일방 통보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대한의사협회는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첫째, 공단 재정운영위원회에 공급자단체도 참여할 수 있도록 개선하라.
둘째, 공급자단체에만 수가협상 결렬에 따른 페널티를 부과하지 말고, 공단 재정운영위원회에도 페널티를 부과하여 협상에 대한 책임을 지도록 하라.
셋째, 수가협상이 결렬될 경우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는 형식적인 논의를 거쳐 결국 공단 재정운영위원회가 제시한 인상률로 결정되는 바, 이러한 소통 없는 결정구조를 개선하라.
넷째, 공급자단체와 공단의 공평한 협상구조를 마련하라.
다섯째, 불합리한 SGR 모형은 폐기하고 공급자단체와 합의를 통해 최소한의 최저임금 인상률 및 물가인상률이 자동 반영되는 기전을 마련하고, 의원 유형에만 불리한 여러 가산 제도도 개선한 새로운 모형을 개발하라.
이에 다음과 같이 공단 및 재정운영위원회에 강력히 촉구한다.
최근 의료계에 대한 의무 부과나 책임 전가, 통제 강화 등의 기조가 만연하고 있음에도 국민들의 건강과 생명을 지키고자 하는 사명감으로 의료기관들은 환자 진료에 매진하고 있다. 이러한 의료계의 숭고한 정신이 짓밟히지 않게 근거도 없이 재정을 통제하는 방식의 수가협상이 아닌 인건비 및 물가인상 등을 감안한 적정 인상률이 도출될 수 있도록, 대한의사협회는 즉각적인 수가협상 제도 개선을 요구하는 바이다.
이러한 대한의사협회의 이성적인 대응과 합리적 대안 요구를 묵살하고 기존의 방식을 고수할 경우, 대한의사협회는 더 이상의 불합리한 수가협상을 거부할 것임을 분명히 밝히며, 향후 방역 대응 관련 정부시책에 대한 협조도 난관에 봉착할 것이다. 그로 인한 의료기관 및 국민들의 피해에 대해서는 공단 및 재정운영위원회가 책임져야 할 것임을 천명한다.
2022년 6월 3일
대한의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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