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첫번째 확진자가 중국 우한의 화난수산도매시장의 노점상이라는 연구 논문이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에 게재돼 논란이 일고 있다. 이 같은 연구 결과는 최초 환자가 이 시장을 방문한 적 없는 회계사라는 세계보건기구(WHO)의 진단을 부정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18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뉴욕타임스(NYT)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국 애리조나대 진화생물학 교수인 마이클 워로비 박사는 2019년 12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초기 상황을 재구성한 논문을 사이언스에 발표했다.

워로비 박사는 이 논문에서 언론 보도, 초기 환자들의 인터뷰 등을 토대로 분석한 결과 2019년 12월11일 증상이 발현된 화난시장 여성 상인 웨이구이샨이 코로나19 최초 환자라고 밝혔다.

앞서 올해 초 우한 현장조사를 실시했던 WHO는 지난 3월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우한시의 회계사 천모씨를 1호 환자로 지목한 바 있다. 천씨는 화난시장을 방문하거나 야생동물과 접촉한 적이 없다. WHO 조사팀은 특히 천씨와의 대면 질의 등의 과정을 거치지 않고 대신 현지 병원의 설명만 듣고 그가 2019년 12월8일 처음 증상을 보인 최초의 코로나19 환자라고 판단했다.

이에 워로비 박사는 천씨가 12월8일 발열 등의 증상을 보인 것은 그가 발치 수술을 받았기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증상을 보인 것은 같은 달 16일로, 천씨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날부터 가슴이 아프고 숨이 찼다고 증언한 바 있다.

워로비 박사는 "이는 바이러스가 화난시장에서 확산하기 시작했으며 천씨가 지역사회 감염으로 코로나19에 걸렸음을 시사한다"며 "그는 증상이 시작되기 직전 화난시장 북부를 돌아다니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결론적으로 이번 논문은 코로나19 대유행의 발원지가 화난시장임을 지목하고 있다. 워로비 교수의 분석 결과 초기 확진자 19명 중 10명은 화난시장을 드나들었거나 방문자와 접촉한 것으로 드러났다.

워로비 교수는 특히 논문에서 "화난시장과 연관된 초기 환자 대부분은 너구리를 파는 구역을 방문했다. 이는 바이러스에 감염된 야생동물에서 인간으로 전염이 이뤄졌다는 강력한 증거"라며 "1100만명이 거주하는 이 도시(우한) 초기 환자의 절반이 축구장 크기 만한 장소(화난시장)와 연관돼 있는데, 코로나19가 이 시장에서 시작되지 않았다면 이러한 패턴이 어떻게 나타났는지 설명하기 매우 어렵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외신들은 워로비 교수의 이 같은 주장으로 다시금 제기되면서 야생동물 기원설, 우한 연구소 유출설 등 코로나19 기원 논쟁이 가열될 것이라는 전망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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