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시간 근무가 연간 근로자 수십만명의 목숨을 빼앗아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6일(현지시간) 세계보건기구(WH0)와 국제노동기구(ILO) 등에 따르면 WHO 등이 국제환경저널에 게재한 장시간 근무와 생명 손실의 연관성에 관한 첫 글로벌 연구 결과를 보면, 2016년 74만5000명이 오랜 근무로 인한 뇌졸중·심장 질환으로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해당 연구는 2000~2016년 194개국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했다. 일주일에 55시간 이상 일하면 35~40시간 일할 때와 견줘 뇌졸중 위험이 35% 더 높은 걸로 나타났다. 허혈성 심장질환으로 사망할 위험은 17% 더 높았다.
마리아 니이라 WHO 환경기후변화보건국 이사는 "주당 55시간 이상 일하는 건 건강에 심각한 위험"이라며 "이 정보로 우리가 원하는 건 더 많은 행동과 근로자 보호를 촉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 결과 피해자 대부분(72%)은 남성이고, 연령대는 중년 이상이었다. 사망은 교대 근무보다 훨씬 늦은 시점에, 때로는 수십년 후에 발생했다. 지역적으로 남아시아와 서태평양에서 피해가 많았다. WHO의 지역 구분으론 중국, 일본, 호주를 포함하는 곳에서 가장 큰 영향을 받았다.
이번 연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기간을 포함하지 않았다. WHO 관계자는 그러나 "코로나19 비상사태로 인한 원격 근무 급증과 글로벌 경제 둔화로 위험이 늘어났을 수 있다"고 말했다.
프랭크 페가 WHO 기술 책임자는 "근로시간 상한 설정이 근로자의 생산성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에 고용주에게 유익할 것"이라며 "경제 위기에서 긴 노동시간을 늘리지 않는 건 현명한 선택"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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