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러시아가 세계 최초로 등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이 기존의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백신을 살짝 바꾼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체를 대상으로 한 3상 임상시험도 제대로 거치지 않은 러시아 백신의 안전성 논란이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백신 개발비를 지원한 러시아 국부펀드 'RDIF'의 키릴 드미트리예프 대표는 12일 미국 CNBC에 "메르스 백신을 살짝 변형시켜 코로나19 백신으로 만들었다. 코로나바이러스의 대유행이 메르스 사태가 지난 지 얼마 되지 않아 발생해 다행"이라며 "러시아는 항상 백신 연구의 선두였다"고 주장했다. 그는 "다음 달 본격 생산을 시작하며 다른 나라는 11, 12월에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의 백신이 사실상 메르스 백신을 살짝 바꾼 정도의 수준에 불과하다는 것을 시인한 것이다.
앨릭스 에이자 미국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 11일 ABC와의 인터뷰에서 "중요한 것은 최초 개발이 아니라 안전하고 효과적인 백신을 갖는 것"이라며 3상 임상실험에 대한 자료가 필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으며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 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 소장은 "테스트 전인데도 백신을 배포할 준비가 돼 있다고 주장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러시아의 백신을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독일 보건부 대변인도 현지 매체 RND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 백신은 품질이나 효능, 안전에 대해 알려진 자료가 없다"라며 우려를 표했다.
하지만 미하일 무라슈코 러시아 보건부 장관은 지난 12일 이 같은 우려에 대해 "백신이 안전하지 않다는 주장은 사실무근이다. 경쟁심 때문에 하는 말"이라면서 "백신은 안전하며 일정한 임상 지식과 자료도 확보했다"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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