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선 피폭으로부터 인체를 보호할 수 있는 나오입자 보호제가 개발됐다. 기초과학연구원(IBS) 나노입자연구단 현택환 단장(서울대 석좌교수)과 서울대 치의대 박경표 교수 연구팀은 방사선을 쬘때 생성되는 다량의 활성산소를 극소량의 투여량으로도 제거할 수 있는 나노입자를 개발했다고 6일 밝혔다.
세계적으로 피폭 부작용을 감소시키는 약제 개발이 활발히 진행 중인 가운데 나노입자를 이용한 연구 성과가 도출된 것. 방사선을 쬐면 인체 내 물 분자가 수 밀리초(ms·1000분의 1초) 내에 분해되며 다량의 활성산소가 발생한다. 활성산소는 세포에 손상을 입히고, 심각하면 죽음에 이르게 된다. 방사선 분해로 생기는 활성산소를 빠르게 제거해 체내 줄기세포 손상을 최소화하는 것이 방사선으로부터 인체를 보호하는 근본적 방법이다.
연구진은 방사선으로부터 전신을 보호하면서 부작용은 줄인 보호제를 개발했다. 먼저 활성산소를 제거할 수 있는 나노입자에 주목했다. 세륨산화물(CeO2)과 망간산화물(Mn3O4) 나노입자는 패혈증, 파킨슨병, 알츠하이머 등 활성산소 관련 질병 치료에 효능이 있음이 알려져 있지만 방사선 보호제로 활용하기 위해 다량 투여하면 체내 독성을 유발할 수 있어, 투여량 최소화가 관건이었다.
연구진은 나노입자의 구조를 제어해 적은 양으로도 활성산소 제거능력을 높여 이 문제를 해결했다. 세륨산화물 나노입자 위에 망간산화물 나노입자를 증착시킨 형태의 나노입자를 만들고 두 나노입자의 격자 차이로 인해 망간산화물 입자 내의 격자 간격이 벌어지고, 이에 따라 표면 흡착에너지가 조정됐다. 결과적으로 합성된 세륨-망간산화물 나노입자는 기존 세륨산화물 나노입자보다 항산화 성능이 최대 5배 이상 높아졌다.
연구진은 이어 인간의 소장 '오가노이드'를 사용해 합성된 나노입자의 방사선 보호 효과를 분석했다. 오가노이드는 줄기세포를 3차원적으로 배양하거나 재조합해 만든 장기유사체로 '미니 장기', '유사 장기'로도 불린다.
분석 결과 나노입자의 투여로 방사선으로 인한 유전자(DNA) 손상, 세포자살, 스트레스 등 부작용이 획기적으로 개선됐으며, 세포 재생 관련 유전자들의 발현이 증가했다.
연구진은 동물실험을 통해 소량의 나노입자로도 보호 효과가 높음을 입증했다. 치사율 100%의 고선량 방사선에 노출된 실험 쥐에 아미포스틴 권장 투약량의 360분의 1에 해당하는 매우 적은 양의 나노입자를 투여했음에도 아미포스틴을 투여했을 때보다 생존율이 3.3배 높게 나타났다. 또, 실험쥐의 장기 손상이 줄고, 장기 재생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음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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