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시도를 할 때 언제 부부관계를 하면 임신이 될 확률이 가장 높은지 고민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배란이 되는 날에 맞춰서 임신 시도를 하면 가장 좋을 것이라고 보통 생각하지만 사실, 배란이 되고 나서 임신시도를 하면 다소 늦는 감이 있다. 2013년도에 보고된 미국 생식의학회의 권고안, Optimizing natural fertility:o committee opinion 을 보면 배란일보다 임신될 가능성이 3~5배 높은 시기가 있다.
임신가능기간을 가르키는 의학적 용어로 수태의 창(fertile window)라는 말이 있는데 이 시기는 배란전~배란일까지의 6일간을 가리킨다. 만약 생리주기가 28일이라면 일반적으로 생리시작일로부터 14일 뒤에 배란이 되므로, 생리 시작일로부터 9일째 되는 날로부터 배란일인 14일째까지가 임신가능기간이 된다. 이 수태의 창에 해당하는 6일 중에서 배란일전 2~3일째 부부관계를 했을 때 임신 가능성이 가장 높아진다. (FIGURE3 참고)
문제는 배란일을 정확하게 예측하는 것이다. 배란테스트기에 양성이 나오고 난 다음에 임신시도를 하는 것이 시기가 다소 늦기도 하고, 배테기 자체가 잘못 반응할 가능성도 7% 가량이 된다. 초음파로 배란시기를 확인하기도 하지만 사람마다 난포가 자라는 속도나 난포가 터지는 사이즈가 다르기 때문에 정확하게 예측하기가 어렵다.
따라서 배란일을 정확히 예측하려면 생리주기, 경관점액의 양상, 배란테스트기 등을 종합적으로 보고 판단하는 것이 좋다. 미국 생식의학회에서는 경관점액의 상태를 고려하여 임신시도하는 것이 기초체온이나 배란테스트기보다 임신가능성이 더 높았다고 보고하고 있다. 경관점액은 배란하기 5~6일 전부터 나오기 시작해서 배란전 2~3일째에 가장 많이 나온다. 아래의 그래프와 같이 경관점액 양이 많고, 맑고 미끈미끈하게 나오는 시점이 임신 가능성이 가장 높아지는 시점이다. (FIGURE 4 참고)
일반적으로 배란이 된 난자는 24시간을, 사출된 정자는 72시간을 생존한다. 그런데 환경의 영향이나 난자나 정자의 상태에 따라서 생존시간은 짧아질 수 있고, 무엇보다 언제 배란되는지 정확한 예측이 어려운 면도 있으므로, 전문가들은 수태의 창(fertile window) 기간인 6일 동안 매일, 혹은 이틀에 한 번 임신시도를 하는 것을 권장한다. 만약 시간을 맞추기가 어려운 경우는 생리주기, 경관점액양상, 배란테스트기의 결과를 잘 고려해서 배란전 2~3일째 임신시도를 하는 것이 효율적인 방법이다.
자연임신 가능성을 높이는 권고안을 소개하였지만 여기에 덧붙이고 싶은 말이 있다. 출산율이 떨어지는 시대에 임신을 바라는 것은 귀한 일이지만 '임신' 자체에 대한 스트레스가 커지거나 부부의 성관계가 '임신을 위한'시도의 의미만 갖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임신에 대한 부담감이 부부간의 애정을 망치기도 하고, 오히려 임신하는 것을 방해하기도 한다. 부부관계는 임신에 대한 부담을 벗어나서 자연스럽고 편안하며 애정이 흘러야 한다. 임신을 준비하고 기다리는 기간이 부부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시간이 아니라, 오히려 부부 사이에 돈독함과 동지애를 더하는 시간이 될 수 있길 바라는 바이다.
*참고문헌 :
Practice Committee of the American Society for Reproductive Medicine in collaboration with the Society for Reproductive Endocrinology and Infertility. Optimizing natural fertility: a committee opinion. Fertil Steril. 2017;107:5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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