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ain
(Photo : ⓒ서울대병원)
▲그림 1. 정상인(왼쪽)과 강박증 환자(오른쪽)의 ‘뇌 구조 변이 네트워크’ 비교. 정상인은 전반적으로 6개의 모듈(그룹)으로 구분지어지지만, 강박증은 3개에 불과하다.

강박증의 원인 및 진행과정 규명에 한걸음 다가선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서울대병원 권준수·윤제연 교수팀은 강박증 환자와 정상인의 '뇌구조 변이 네트워크' 양상을 비교한 연구결과를 3일 발표했다.

강박증은 본인의 의지와 무관하게 특정 생각, 충동, 장면(강박사고)이 반복적으로 떠오르고, 이에 따른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특정 행동(강박행동)을 반복하게 되는 질병이다.

가령 가스불이 켜져 있어 화재가 날 것 같은 생각이 반복적으로 떠오르는 것이 강박 사고이고, 이로 인한 불안을 없애기 위해 반복적으로 가스불을 확인하는 것이 강박 행동에 해당한다. 전 세계 인구의 약 2-3%가 일생동안 한 번 이상 경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권 교수팀이 주도한 이번 연구는 국제뇌연구협의체 '이니그마(ENIGMA, Enhancing Neuroimaging and Genetics through Meta-Analysis)' 컨소시엄의 26개 연구진이 참여했다. 이들은 다수의 공동논문을 발표해 세계적인 국제학술지 '미국의사협회 정신의학저널(JAMA Psychiatry)', '미국정신의학저널(American Journal of Psychiatry)' 등에 게재하고 있다.

권 교수팀은 세계 각국 3,079명의 뇌 영상 데이터를 활용해 강박증 환자의 뇌구조 변이 네트워크를 분석했다. 특히 개인의 뇌 발달과정에 주목했다. 뇌는 다른 기관과 마찬가지로 시간에 따라 변한다. 또한 그 변화양상은 뇌의 각 부위별로 독립적이다. 가령, 피질, 피질하 영역, 안와전두엽, 선조체, 하두정엽 등 각 뇌 영역은 뇌가 발달하고 성숙하면서 부피나 두께가 각기 개별적으로 변한다. 이렇게 각각의 변화양상을 수치화한 것이 '뇌 구조 변이 네트워크'다.

연구팀은 정상인과 강박증 환자의 뇌 구조 변이 네트워크를 비교했다. 변화패턴을 분석하고 뇌 부위별 변화가 유사한 정도에 따라 분류했을 때, 정상인은 6그룹으로 분류됐다. 반면, 강박증 환자의 변화는 3그룹으로만 분류됐다. 이러한 결과는 강박증 환자에서는 비정상적인 뇌발달이 나타난다는 뜻이다.

이번 연구는 강박증 원인규명과 치료법 개발에 한발 더 다가갔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과거부터 강박증 연구는 꾸준히 진행됐다. 기존에도 뇌 영상을 통해 강박증 환자의 뇌 구조가 정상인과 다르다는 사실은 밝혀냈지만, 이러한 차이가 발생하는 원인은 아직까지 알려지지 않았다.

논문 제 1저자 윤 교수는 "사람의 개인별 '뇌구조 변이 네트워크'는 뇌 구조의 발달-성숙과정을 반영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이번 연구는 강박증의 병태생리를 규명하고 추후 뇌자극 치료 시 치료부위를 선택하는 데 활용될 수 있을 것" 이라 밝혔다.

교신저자 권 교수는 "이니그마에 참여한 전 세계 26개국 연구진 중 국내 연구진은 서울대병원이 유일하다"며 "이번 논문의 제 1저자와 교신저자를 모두 국내 연구진이 맡아 세계적 역량을 입증했다"

본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진행됐으며, SCI 국제학술지 뇌(Brain, IF=11.814) 최신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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