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 항체 중 일부가 코로나19 감염을 무력화시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연구 결과는 코로나19의 실시간 진단키트나 치료제 개발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4일 한국화학연구원에 따르면 CEVI(신종 바이러스) 융합연구단은 최근 기존 사스 중화항체 2개와 메르스 중화항체 1개가 코로나19의 스파이크 단백질에 결합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냈다. 메르스와 사스의 항체가 코로나19에도 작용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스파이크 단백질은 바이러스가 세포 내로 침입할 때 활용된다.
연구단은 코로나19의 유전체를 분석해 사스 바이러스와의 유사성을 확인했다. 이어 기존 사스와 메르스 중화항체가 코로나19에 결합할 수 있는지 여부를 생물정보학적으로 조사했다. 그 결과, 기존 사스 중화항체 2개, 메르스 항체 1개가 코로나19 스파이크 단백질에 결합할 수 있다는 결론을 냈다.
또 연구단은 세계에서 처음으로 코로나19 검출용 유전자 염기서열 분석 키트(프라이머·프로브 세트)의 성능도 진단했다. 프라이머는 특정 유전자 합성의 시작점이 되는 짧은 유전자 서열을 말한다. 프로브는 특정 유전자의 증폭을 실시간으로 판독할 수 있는 형광이 표지된 짧은 유전자 서열이다.
연구단은 이 결과 코로나19 유전자 검출용은 미국 질병통제센터의 2019-nCoV_N2, N3, 일본 국립감염병연구소의 NIID_2019-nCOV_N 프라이머·프로브 세트가 민감한 것으로 확인했다. 이어 RdRp/Orf1 유전자 검출용은 중국 질병예방통제센터의 ORF1ab 프라이머·프로브 세트가 민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혜 한국화학연구원 원장은 "코로나19 진단기술, 백신, 치료제 개발을 위해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며 "앞으로도 국민 건강과 밀접한 감염병 해결을 위한 연구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김범태 한국화학연구원 CEVI 융합연구단장은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그동안 구축한 융합연구 역량을 총동원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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