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내 노폐물을 걸러내는 '천연 정수기' 신장에 비상이 걸렸다. 별다른 통증 없이 서서히 망가지는 신장의 특성 탓에, 환자들이 병을 자각했을 때는 이미 손을 쓰기 어려운 상태인 경우가 많아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 10년 만에 환자 2.2배 증가... "투석 전 예방이 최선"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보건의료빅데이터에 따르면, 국내 만성신장병(만성신부전증) 환자 수는 2014년 약 15만 7천 명에서 2024년 34만6000명으로 10년 사이 2배 이상 가파르게 증가했다.
만성신장병은 신장의 기능이 서서히 저하되는 질환으로, 한 번 손상된 신장은 이전 상태로의 완전한 회복이 거의 불가능하다. 병이 심화되어 신부전 단계에 이르면 투석이나 신장 이식 같은 '신대체요법'이 불가피해지는데, 이는 환자의 삶의 질을 급격히 떨어뜨리는 주된 요인이 된다.
■ 고혈압·당뇨와 신장의 '위험한 악순환'
전문의들은 만성신장병의 주요 원인으로 당뇨병과 고혈압을 꼽는다. 특히 고혈압은 신장의 미세혈관을 손상시켜 기능을 떨어뜨리고, 악화된 신장은 다시 염분과 수분 조절을 어렵게 만들어 혈압을 더 높이는 '악순환'을 유발한다.
경희대병원 신장내과 이유호 교수는 "신장 기능은 악화되면 회복이 어려워 조기 진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혈압약을 여러 종류 복용함에도 혈압이 떨어지지 않거나 최근 갑자기 혈압이 상승했다면 신장 질환에 의한 2차 고혈압을 의심해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 "이런 증상 있다면 이미 신장 기능 저하 신호"
초기에는 피로감이나 가벼운 부종 등 일상적인 증상만 나타나 방치하기 쉽다. 하지만 다음과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면 이미 병이 상당히 진행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소변의 변화: 거품이 많이 생기거나 혈뇨가 섞여 나옴, 소변량의 급격한 감소, 야간 빈뇨.
지속적인 부종: 얼굴, 발목, 종아리 부종이 하루 종일 지속됨.
동반 증상: 부종과 함께 혈압이 눈에 띄게 상승하는 경우.
■ 생활 속 신장 관리법... "짠 음식 피하고 수분 섭취 늘려야"
신장병 예방을 위해서는 적정 체중 유지와 저염 식이요법이 필수다. 서울성모병원 신장내과 윤혜은 교수는 "고혈압 환자는 단순히 혈압 수치만 볼 것이 아니라 정기적인 신장 기능 검사와 소변 검사를 병행해야 합병증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미 만성신장병 진단을 받은 환자라면 식단 관리에 더욱 엄격해야 한다. 과도한 단백질 섭취는 신장에 부담을 주며, 칼륨 배출 능력이 떨어진 상태이므로 사과나 바나나 등 칼륨이 풍부한 과일 섭취에도 주의가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