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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덜 일하면 살 빠진다"... 노동시간 1% 줄면 비만율 0.16% 하락

이호신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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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간 노동시간을 1%만 줄여도 국가 전체 비만율이 0.16% 낮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비만 문제를 개인의 식습관이나 의지의 문제로만 치부하기보다, 노동 환경 등 사회 구조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 장시간 노동, 비만의 '구조적 결정 요인' 확인

유럽비만연구학회(EASO)는 호주 퀸즐랜드대 프라디파 코랄레 게다라 박사팀이 1990~2022년 OECD 33개국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노동시간 감소와 비만율 하락 사이의 유의미한 연관성을 확인했다고 11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12일부터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열리는 유럽비만연구학회 학술대회(ECO 2026)에서 공식 발표된다.

분석 결과, 연간 노동시간이 1% 감소할 때 전체 인구 비만율은 0.16% 감소했다. 특히 성별에 따른 차이가 나타났는데, 남성은 0.23% 감소해 여성(0.11%)보다 노동시간 단축에 따른 비만율 하락 효과가 더 컸다.

연구팀은 장시간 노동이 비만을 유발하는 경로로 세 가지를 지목했다.

신체활동 감소: 업무 시간이 길어질수록 운동할 물리적 시간이 부족해짐

건강하지 않은 식습관: 바쁜 업무로 인해 가공식품이나 패스트푸드 섭취 증가

스트레스 증가: 업무 스트레스가 호르몬 불균형과 폭식 유발

■ 한국 노동시간, OECD 평균 상회... "비만 관리의 걸림돌"

국가별 분석에 따르면 비만 유병률(2022년 기준)은 미국이 41.99%로 가장 높았고, 일본이 5.54%로 가장 낮았다.

노동시간의 경우 독일이 연간 1,340시간으로 가장 짧았으며, 콜롬비아가 2,282시간으로 가장 길었다. 한국은 연간 1,901시간을 기록해 OECD 평균(1,752시간)보다 149시간이나 더 많이 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국내 비만율 관리를 위해 노동시간 단축 논의가 필수적임을 시사한다.

■ 경제 수준과 도시화도 비만율에 영향

연구팀은 노동시간 외에도 경제적 요인이 비만율에 미치는 영향을 함께 분석했다.
1인당 GDP 1% 증가 시: 비만율 0.112% 감소
도시화율 1% 증가 시: 비만율 약 0.02% 감소

시기별로는 1990~2010년보다 2000~2022년의 비만율 감소 폭이 다소 줄어들었는데, 이는 공중보건 정책 확대와 건강 인식 개선 등이 비만 증가 속도를 늦추는 데 기여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 "개인 노력 넘어 정책적 대응 필요"

게다라 박사팀은 "이번 연구는 노동시간과 비만의 관계가 사회경제적·문화적 요인과 복합적으로 얽혀 있음을 보여준다"며 "비만 문제 해결을 위해 개인의 행동 변화만 강조하는 것은 충분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어 "효과적인 비만 관리를 위해서는 노동시장 구조 개선, 도시 설계, 식품 시스템 관리까지 고려한 통합적이고 구조적인 정책 대응이 병행되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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