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나 음악 감상, 미술관·박물관 방문과 같은 문화·예술 활동에 꾸준히 참여하는 것이 중장년층의 생물학적 노화 속도를 늦추는 데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예술을 즐기는 생활 습관이 단순한 취미를 넘어, 신체적 노화를 방지하는 '천연 처방전'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 예술 활동 빈도 높을수록 생물학적 연령 '젊어'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 데이지 팬코트 교수팀은 최근 국제 학술지 '이노베이션 인 에이징(Innovation in Aging)'을 통해 영국 성인 3,556명(평균 연령 52세)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DNA 메틸화 등 후성유전학적 변화를 측정하는 7가지 분석법(후성유전학적 시계)을 활용해 실제 나이와 생물학적 나이 사이의 상관관계를 추적했다.
분석 결과, 문화·예술 활동에 자주 참여하고 활동 종류가 다양할수록 노화 속도가 느리고 생물학적 연령도 젊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일주일에 최소 한 번 문화 활동을 즐기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노화 속도가 약 4% 느렸다. 이는 일주일에 한 번 이상 운동하는 사람이 얻는 노화 억제 효과와 맞먹는 수준이다.
◇ 금연·운동보다 강력한 '회춘' 효과 확인
활동 빈도에 따른 노화 지연 효과는 구체적인 수치로 증명됐다.
연 3회 참여: 노화 속도 2% 감소 (흡연자와 금연자 사이의 차이와 유사)
매달 참여: 노화 속도 3% 감소
매주 참여: 노화 속도 4% 감소 및 생물학적 연령 평균 1년 감소
특히 생물학적 연령 추정 지표인 '페노에이지(PhenoAge)' 분석에 따르면, 매주 예술 활동을 즐기는 그룹은 운동 그룹(약 0.5년 젊음)보다 더 높은 '회춘' 효과를 보였다. 이러한 경향은 40세 이상의 중장년 및 고령층에서 더욱 두드러졌으며, 소득이나 교육 수준 등 외부 요인을 보정한 후에도 유효하게 유지됐다.
◇ "예술 활동, 운동처럼 건강 증진 행동으로 인정해야"
연구팀은 문화·예술 활동이 시각·청각적 자극뿐만 아니라 정서적 안정을 주고, 사회적 교류를 이끌어내는 등 복합적인 건강 이점을 제공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데이지 팬코트 교수는 "이번 연구는 예술 활동이 생물학적 수준에서 건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시사한다"며 "이제 문화 활동 참여를 운동과 마찬가지로 중요한 '건강 증진 행동'으로 인정하고 장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화가 인지 및 신체 기능 저하를 초래하는 주요 보건 과제로 떠오른 가운데,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예술 활동이 고령화 사회의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