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버이날을 맞아 오랜만에 부모님을 뵙거나 안부 전화를 드릴 때, 단순히 안부를 묻는 것을 넘어 부모님의 '작은 변화'를 세심하게 관찰할 필요가 있다. 무심코 지나치기 쉬운 사소한 행동 변화가 사실은 우리 몸이 보내는 위급한 전조 증상일 수 있기 때문이다.
■ 노화로 오해받는 응급상황... "진단 늦어지면 합병증 위험"
서울아산병원에 따르면 고령자 응급상황의 약 30%는 초기 증상을 단순한 노화 현상으로 여겨 진단이 지연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고령층의 경우 진단이 늦어질수록 치료 골든타임을 놓치게 되고, 이는 곧 상태 악화와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평소 부모님의 상태를 기준으로 '새로 생긴 증상'인지, 혹은 '기존 증상이 급격히 심해진 것'인지를 구분하는 것이 진단의 핵심이라고 강조한다.
■ 행동 느려지고 말수 줄었다면? '주의' 단계
일상 속에서의 변화는 질병을 알리는 중요한 단서가 된다. 부모님의 모습에서 다음과 같은 변화가 감지된다면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
주의 단계: 평소보다 행동이 더뎌짐, 말수가 눈에 띄게 줄어듦, 식사 속도와 양의 감소.
진료 필요 단계: 같은 질문을 반복함, 일상적인 실수 증가, 대소변 조절 능력 저하.
응급 단계: 의식 혼탁, 말투 어눌함, 한쪽 팔다리 감각 및 근력 저하, 극심한 두통.
특히 갑작스러운 인지 기능이나 습관의 변화는 응급상황의 신호일 가능성이 매우 높으므로 즉각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 심근경색, 가슴 통증 대신 '소화불량'으로 나타나기도
대표적인 응급 질환인 심근경색의 경우, 고령자는 젊은 층과 달리 전형적인 가슴 통증이 나타나지 않을 수 있어 더욱 주의해야 한다.
심장 아랫부분에 문제가 생기면 상복부 통증이 발생해 단순한 속 더부룩함이나 소화불량으로 오인하기 쉽다. 만약 부모님이 체한 것 같다며 불편함을 호소하시는데 평소와 다른 양상을 보인다면, 지체하지 말고 전문가의 판단을 받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
■ "복용 중인 약 정보, 미리 파악해 두어야"
응급상황 발생 시 신속한 처치를 위해 부모님이 평소 복용하시는 의약품 정보를 미리 숙지해 두는 것도 필수다.
많은 고령자가 고혈압, 당뇨 등 만성질환으로 여러 약을 복용하고 있는데, 심혈관계에 영향을 주는 약물의 경우 치료 방향을 결정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약 봉투나 처방전을 사진으로 찍어 보관해 두면 비상시 의료진에게 정확한 정보를 전달할 수 있다.
서울아산병원 응급의학과 김준성 교수는 "고령자의 응급상황은 증상이 모호해 '괜찮겠지' 하다가 골든타임을 놓치는 경우가 많다"며 "평소 상태 변화를 기록해 두고, 평소와 다른 모습이 보인다면 즉시 119에 신고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