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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진, 폐 섬유화 악화 막는 '핵심 유전자' 규명

이신건 기자 기자
호흡 곤란
호흡 곤란

폐 조직이 점차 딱딱하게 굳어 호흡 곤란을 일으키는 난치성 질환인 '특발성 폐 섬유화'의 진행을 늦출 수 있는 새로운 유전적 기전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밝혀졌다.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은 28일, 체내 면역 반응을 조절하는 'ATF3' 유전자가 폐 섬유화 진행 과정에서 핵심적인 억제 역할을 수행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발표했다.

■ '숨 막히는 공포' 특발성 폐 섬유화, 면역 조절이 관건

특발성 폐 섬유화는 폐 조직에 과도한 섬유화가 일어나 산소 교환 능력이 상실되는 병이다. 명확한 발병 원인이 알려지지 않은 난치성 질환으로, 진단 후 평균 수명이 수년 내외에 불과할 정도로 치명적이다.

연구진은 평소 염증이나 외부 스트레스 자극이 있을 때 활성화되는 'ATF3' 유전자에 주목했다. 이 유전자가 폐의 면역 반응과 섬유화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동물실험을 진행한 결과, 놀라운 수치가 확인되었다.

■ ATF3 유전자 부족하면 폐 용량 줄고 염증세포 10배 폭증

실험 결과, ATF3 유전자가 결핍된 모델은 정상군에 비해 폐 용량이 약 20~25% 감소했다. 폐의 탄성 또한 급격히 증가하며 조직이 딱딱하게 굳는 현상이 심화되었다. 유전자의 부재가 폐 기능 저하를 가속화한 것이다.

특히 면역 체계의 붕괴가 두드러졌다. ATF3가 없는 경우 폐 조직 내 염증 지표인 호중구 세포가 10배 이상, 섬유화를 촉진하는 대식세포는 6.5배나 급증하며 비정상적인 면역 반응을 보였다. 이는 ATF3 유전자가 과도한 염증 반응을 제어하는 '브레이크' 역할을 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 난치성 폐 질환 치료제 개발의 새로운 이정표

연구진은 이번 연구를 통해 면역세포의 염증 반응과 조직 섬유화를 동시에 조절하는 분자적 기전을 밝혀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국립보건연구원 관계자는 "ATF3 유전자가 폐 섬유화 진행을 완화하는 핵심 역할을 수행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이번 연구 결과가 향후 난치성 폐 질환의 새로운 치료법 개발이나 약물 타겟 발굴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 성과는 알레르기 및 면역 분야의 권위 있는 국제 학술지인 '클리니컬 사이언스(Clinical Science)' 최신호에 게재되며 그 학술적 가치를 인정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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