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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 많이 한 탓?" 한국인 근시, 美보다 심각… 실명 위험 41%씩 급등

이신건 기자 기자
안경 필수품 된 한국
안경 필수품 된 한국

한국인의 시력 저하 양상이 단순히 스마트폰 사용이나 높은 교육열을 넘어,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기 힘들 만큼 독특하고 위험한 구조를 띠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젊은 층의 근시 유병률이 미국보다 압도적으로 높고, 시력이 나빠질수록 실명으로 이어질 수 있는 시력 손실 위험도 훨씬 가파르게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청년 75.8%가 근시... 미국과 확연한 격차

국제학술지 '안과학(Ophthalmology Science)' 최신호에 게재된 아일랜드 더블린공과대와 김안과병원 공동 연구팀의 분석에 따르면, 한국인의 근시 구조는 공중보건 차원에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수준이다.

연구팀이 한국과 미국 양국의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총 4만3000여 명)를 비교한 결과, 18~39세 젊은 층의 근시 유병률은 한국이 75.8%로 미국의 45.6%를 크게 앞질렀다. 미국의 경우 전 연령대에서 근시 비율이 완만하게 유지되지만, 한국은 청소년기부터 근시가 급격히 시작되어 성인기에 고착화되는 양상을 보였다.

시력 나빠질수록 위험도 급증... 한국인 '고도 근시' 2배 이상

더 큰 문제는 시력 손실의 위험도다. 연구팀은 근시가 1디옵터씩 악화할 때마다 시력 손실 위험이 한국인은 41%씩 증가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미국의 상승 폭(27%)을 크게 상회하는 수치다.

이는 실명 질환의 원인이 되는 '고도 근시' 비율과 직결된다. 한국인의 고도 근시 비율은 6~9%로, 미국의 2~4%보다 2배 이상 높았다. 근시가 심화되어 안구가 앞뒤로 길어지면 망막과 시신경이 얇아지는데, 이 과정에서 망막박리, 근시성 황반변성, 녹내장 등 실명을 유발하는 질환에 걸릴 확률이 비약적으로 높아진다.

"야외 활동 늘리고 정기 검진 필수"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의 원인으로 한국 특유의 높은 교육열과 극단적으로 적은 야외 활동 시간을 지목한다. 실내 중심의 생활 습관과 근거리 작업의 반복이 청소년기 눈 건강을 근본적으로 무너뜨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김안과병원 백승희 안과 전문의는 "현재의 청년 세대가 고령층이 되었을 때 겪게 될 시력 손실의 사회적 비용은 상상 이상으로 심각해질 수 있다"며 "어릴 때부터 햇볕 아래서 활동하는 시간을 늘리는 환경적 변화가 시급하다"고 경고했다.

전문의들은 고도 근시가 있는 경우 연 1회 주기적인 망막단층촬영(OCT)과 안저검사를 권고한다. 특히 시야 중심부가 흐릿하거나 갑작스러운 시력 변화가 느껴진다면 즉시 안과 전문의를 찾아 구조적 손상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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