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은 알레르기환자들에게 괴로운 계절이다. 상당수 환자는 재채기로 아침을 시작해 콧물, 코막힘, 가려움증 등과 싸워야 한다.

9일 대한천식알레르기학회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알레르기비염을 앓는 사람은 4억명 정도다. 우리나라도 '계절성 알레르기 비염'으로 진료받은 환자가 2008년 45만7천32명에서 2013년에는 60만1천26명으로 연평균 5.6% 증가했다. 천식과 비염의 사회적 비용만도 각각 연간 2조원 안팎에 달한다.

세계알레르기기구(WAO;World Allergy Organization)는 이런 알레르기질환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4월 13~19일을 '알레르기주간'으로 정했다. 국내에서도 천식알레르기학회 주관으로 알레르기질환 예방캠페인이 진행된다.'

◇ 알레르기비염환자의 40%는 천식 동반 = 사람이 숨을 쉴 때 외부의 공기가 처음으로 접하는 기관은 코다. 대기 중에 있는 꽃가루나 먼지, 집먼지진드기, 동물의 비듬 등이 코로 들어왔을 때 발작성 재채기나 콧물, 코막힘, 가려움증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를 알레르기비염이라고 한다.

2013년 계절성 알레르기비염 환자를 보면 9세 이하가 전체의 20.4%로 가장 많았고, 이어 30대와 10대가 각각 14.7%를 차지했다.

알레르기비염 치료가 중요한 것은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만성화돼 후각장애, 두통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천식, 축농증, 중이염 등이 동반되는 경우도 많다.

알레르기비염으로 코가 막혀 입으로 숨을 쉬게 되면 코털이나 점막에서 걸러지던 꽃가루, 세균, 바이러스 등의 이물질이 기관지로 쉽게 유입된다. 그래서 축농증이나 천식을 유발하기도 한다. 특히 비염환자의 약 40%가 천식을 동반하며, 천식환자의 80%는 비염을 앓고 있다.

따라서 콧물, 재채기, 코막힘, 가려움증이 지속되거나 반복적으로 나타나거나 감기가 3주 이상 지속하고 코감기에 자주 걸리는 사람은 알레르기비염의 가능성이 큰 만큼 정확한 진단을 받아볼 필요가 있다.'

◇ 원인물질 피하는 게 최선의 예방책 = 알레르기비염은 무작정 증상을 치료하기보다 먼저 원인물질이 무엇인지 정확히 진단해야한다. 진단은 소량의 알레르겐을 피부에 넣어 나타나는 반응을 보고 원인 알레르겐을 찾는 알레르기 피부반응검사가 대표적이다. 이 검사법은 여러 가지 원인을 동시에 찾아낼 수 있고 값도 저렴한 게 장점이다.

또 알레르기비염을 정확히 진단하려면 현재 나타나는 증상, 발병 시기, 악화 시점 등을 의료진에게 정확히 말해야 한다.

알레르기비염의 원인이 되는 알레르겐이 확인됐다면 그 원인인 알레르겐을 피하는 게 가장 좋다. 집에서 기르는 동물의 비듬이 원인이라면 동물을 기르지 말고, 꽃가루가 원인이라면 꽃가루가 날리는 날에는 외출을 삼가야 한다. 오염된 공기, 급격한 온도변화, 자극적인 냄새, 정신적 스트레스 등도 알레르기비염을 악화시키므로 가능하면 피하는 게 바람직하다.'

◇ 자가치료는 금물, 전문가 도움 받아야 = 보통 비염에는 콧물과 가려움증을 덜어주는 항히스타민제를 사용한다. 증상이 중등도 이상이거나 지속적으로 비염증상이 있으면 스테로이드 분무제를 사용하고, 눈 증상이 동반되면 항알레르기 안약을 사용하면 도움이 된다.

만약 증상이 심하고 반복적이거나 지속적인 경우는 원인물질로 면역치료를 할 수 있다. 원인이 되는 알레르겐의 양을 서서히 늘려 주사함으로써 면역반응을 변화시키는 방법이다. 일반적으로는 3년 이상 지속적으로 한달에 한번 피하주사를 맞아야 한다. 하지만 이 치료법은 기대만큼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최근에는 알레르기 정제물질을 환자의 혀 밑에 매일 집어넣는 설하요법이 개발돼 쓰이고 있다. 주사요법과 설하요법도 마찬가지로 각각의 장단점이 있어 전문의와 상의한 후 결정해야 한다.

대한천식알레르기학회는 "알레르기 면역치료를 통해 이미 많은 알레르기환자들이 완치를 경험하고 있지만, 과민반응을 일으키는 물질을 몸속에 투여하는 치료법이기 때문에 부작용이 생길 수도 있다"면서 "부작용을 예방하고, 부작용에 빠르게 대처하기 위해서는 알레르기 전문의로부터 꼼꼼한 관리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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