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변호사·회계사 등 전문직을 가입 대상으로 하는 배상책임보험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선진국과 비교하면 아직 규모가 미미한 정도인데다 전문직 인구가 크게 늘고 있는 등 잠재적 수요가 많아 앞으로 보험업계의 성장에 견인차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9일 보험개발원 권순일 팀장의 '전문직업 배상책임보험 시장활성화 및 효율적 운영전략' 보고서를 보면 2008년 원수보험료 기준 1천150억원 정도였던 전문직 시장 규모는 2012년 1천400억원으로 2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연평균 4.2%씩 성장한 셈으로, 올해에는 약 1천600억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권 팀장은 추정했다.
전문직업 배상책임보험이란 전문직에 종사하는 이들이 고의나 과실로 의뢰인에게 손해를 입혔을 때 부담해야하는 금전적 책임을 보장해주는 상품을 일컫는다.
의사나 변호사, 세무사, 회계사는 물론 약사나 이·미용사도 보험에 가입할 수 있다.
2012년 기준으로 직종별 보험료 비중을 보면 보험가입이 의무화돼 있는 전문경영인이 35.0%, 의사가 25.6%를 차지했다.
반면, 영국은 배상책임보험 규모가 연간 21억파운드(약 3조5천억원), 의료 분쟁이 자주 발생하는 미국은 의료 관련 보험만 따져도 연간 100억달러(약 11조원)에 달한다.
권순일 팀장은 "한국은 주요 선진국에 비해 관련 시장이 초보 단계에 머물고 있다"며 "현재의 5배 이상, 1조원 가까운 규모로 성장할 여지가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최근 의료소비자들의 의식 수준이 높아지면서 의료분쟁 건수가 폭증하고, 변호사와 세무사 등 전문직 수가 늘어나는 점 등을 들어 배상책임보험의 잠재적 수요가 크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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