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간 찾아온 완연한 봄날씨에 즐거웠던 것도 잠시, 불청객 미세먼지로 비상이 걸렸다. 여전히 날씨는 포근하지만 미세먼지 때문에 밖을 걸어 다니기 어려울 정도다.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은 17일 우리나라 미세먼지 하루평균 농도를 수도권은 '매우 나쁨', 강원·충청·호남·영남권은 '나쁨', 제주권은 '보통'으로 예상했다.
오후 3시 현재 서울과 경기 남부에는 초미세먼지(PM2.5) 주의보가 내려진 상태다. 그 외 경기도와 충북 일부 지역에는 미세먼지(PM10) 주의보가 발령됐다.
특히 중부 일부 지역에서는 어제 오후부터 오늘 새벽까지 나타난 황사 중 일부가 남아 미세먼지와 더해지면서 수도권을 중심으로 '매우 나쁨' 수준을 보이고 있다.
이번 미세먼지 경보는 그동안 대기 중에 쌓였던 오염물질이 1차 원인이다.
여기에 대기의 흐름이 정체되면서 공기 질을 악화시켰고 전날 한반도에 영향을 미쳤던 약한 황사도 영향을 미쳤다.
현재 한반도를 가운데 두고 남북으로 고기압, 동서로는 저기압이 배치돼 공기의 이동이 거의 없는 상태다. 이처럼 두 개의 고기압과 두 개의 저기압이 맞닿아있는 중심 부분의 지역을 말의 안장과 비슷하게 생겼다 해서 '안장부(鞍裝部)'라 부른다.
바람이 없이 안정된 상태를 유지하다 보니 대기 중의 미세먼지가 흩어지지 않고 쌓이게 된 것이다.
또 지난 14일 내몽골과 중국 북부에서 발원한 황사가 어제 오후부터 북한 지역을 지나면서 우리나라 상공에도 오늘 새벽까지 약한 황사가 나타났다. 그 일부가 남아 미세먼지와 더해졌다.
이 미세먼지는 당장은 비가 와서 씻겨 내려가거나 바람으로 불어 흩어져야 사정이 좀 나아질 걸로 보인다.
환경부·기상청 통합예보실 미세먼지팀은 "전국이 고기압의 영향으로 대기가 정체하면서 오늘 늦은 밤까지 일부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미세먼지 농도가 짙게 나타날 수 있다"고 예보했다.
'다행히' 내일은 전국이 흐리고 비가 내릴 전망이다.
이에 앞서 오늘 오후 한때 서울·경기 북부, 강원 북부에 산발적으로 빗방울이 떨어지고 밤에는 제주도와 전남 해안에 비가 내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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