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아산병원 김순배 교수 |
서울아산병원 신장내과 김순배 교수팀은 "연구 결과 고산지대에 가기 전에 4번 정도 조혈호르몬 주사를 맞고 등산을 하면 하산이 필요할 정도의 심각한 고산병 발생이 3분의 1로 줄고 가벼운 고산병 지수도 절반으로 떨어진다"고 10일 밝혔다.
이번 연구를 위해 김 교수팀은 일반 등산객 39명을 모집해 이들 중 절반인 20명에게 일주일 간격으로 네 차례 조혈호르몬을 주입하고, 나머지 19명에게는 주입하지 않은 채 해발 4천130m 안나푸르나로 등산을 떠나 고산병 정도를 비교했다.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에 도착한 후 이들의 상태를 체크해보니 두통, 구토, 피로감, 어지럼증 등을 종합한 국제 통용 고산병 지수(가장 심한 경우 15점)가 조혈호르몬을 맞은 그룹은 평균 2.9점, 맞지 않은 그룹은 5.9점으로 2배 가량 차이가 났다.
특히 조혈호르몬을 미리 맞은 사람들 중에서는 고산병 정도가 심해 '급히 하산이 필요한 기준'에 해당하는 사람이 3명 뿐이었지만, 그렇지 않은 그룹에서는 19명 가운데 10명이 이 기준에 해당했다.
아울러 호르몬 주사를 받은 지원자 중 단 한 명도 고혈압과 같은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았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김 교수는 "지금까지는 이뇨제나 스테로이드 등으로 고산병 증상을 완화하는 치료에 그쳤지만 이번 연구를 통해 조혈호르몬이 고산병을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SCI 학술지인 영문판 대한의학회지 최신호에 수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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