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대학교병원 강남센터 순환기내과의 김민경 교수
51세 중년 남성 L모씨는 요즘 건강에 대해 부쩍 관심이 늘었다.

일주일에 서너번 가까운 지인들과 술잔을 기울이는 것이 큰 낙이었던 그. 중년에 접어들면서 배가 나오기 시작해 부인에게 잔소리도 꽤 듣고 있지만 나잇살이라 생각하고 별 걱정이 없었다. 그러나 얼마 전 함께 어울리던 지인 중 1명이 고지혈증으로 인한 동맥경화로 입원했다는 소식을 듣고는 가슴이 덜컥 내려 앉았다.

병원에 가기는 무섭고, 주변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고지혈증에는 오메가 3가 좋다고 해 알아보았더니 같은 오메가 3도 종류가 수 십 가지. 고민하다가 결국엔 가격만 보고 가장 비싼 제품으로 2달치를 사긴 했는데 잘 산 것인지 확신이 없다.

대체 어떤 것을 골라서 어떻게 먹어야 하는 것일까?

1980년대 초반에 그린란드에 사는 에스키모인들이 뚱뚱한 사람이 많지만 오히려 심혈관계 질환은 적다는 보고가 나온 이후로, 그 이유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었는데, 분석 결과 이들이 생선기름을 많이 섭취하기 때문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이후 여러 대규모 연구에서 생선섭취가 심혈관계 질환의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이 밝혀졌고, 생선기름 속의 주효한 이로운 성분은 바로 오메가-3 지방산으로 밝혀졌다. 오메가-3 지방산은 지방산 중에 불포화 지방산에 속하며, 이중 다중 불포화 지방산인 EPA 와 DHA, 그리고 알파 리놀렌산을 함께 부르는 말이다. 자연적으로는 EPA 와 DHA 는 고등어, 연어나 참치 등의 생선과 조개류에 많이 포함되어 있다. 우리나라에서 흔히 먹는 생선 중에서는 고등어가 100그람을 섭취할 경우 섭취 가능한 오메가-3 지방산이 1810mg 으로 함량이 높은 편이다.

오메가-3 지방산은 혈소판 응집과 염증반응을 감소시키고, 혈중 중성지방 농도를 감소시킴으로써 심혈관계 질환에 의한 사망을 감소시킨다. 오메가-3 지방산을 함유한 생선을 매주 1회 이상 섭취한 경우 급성심근경색의 발생 위험을 감소시켰다는 보고가 있고, 또한 당뇨병이 있는 사람들을 추적관찰한 결과, 오메가-3 지방산 섭취가 높은 군에서 전체 사망과 심혈관계 합병증, 심혈관계 질환으로 인한 사망이 감소하였다는 보고도 있다.

최근 나쁜 콜레스테롤로 불리우는 LDL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이 동시에 높은 한국인 복합 고지혈증 환자를 대상으로한 임상 시험에서, LDL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약물을 복용하고 있는 중에 오메가-3를 함께 복용할 경우, 중성지방이 보다 적절히 조절되는 효과를 보임이 보고되었다.

서울대학교병원 강남센터 순환기내과의 김민경 교수는 “LDL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약물만 복용한 경우 중성지방이 평균 295 mg/dL에서 238mg/dL 로 평균 14% 감소하였는데, 오메가 3을 함께 복용한 경우에는 중성지방이 평균 309 mg/dL에서 178mg/dL 로 평균 41%나 감소하여 복합 고지혈증 환자의 중성지방 조절에 있어 더 효과적이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하였다. 이 결과는 지난 1월 유럽 임상영양학회지(European Journal of Clinical Nutrition) 에 발표되었다.

그렇다면 오메가-3 지방산은 과연 어떻게 먹어야 할까? 중성지방을 감소시킬 목적으로 처방하는 경우에는 시중에 나와 있는 건강기능식품들의 용량보다 훨씬 많은 2-4그람 정도의 오메가-3 지방산을 복용하여야 한다. 일반 성인에 대한 우리나라의 권장섭취량은 하루 총 섭취 열량의 0.5에서 1%에 해당하는 오메가-3 지방산을 섭취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 사람은 비교적 생선을 많이 먹는 식습관을 가지고 있어 특별한 이유 없이 추가적으로 오메가-3 지방산을 먹는 것이 권장되지는 않는다.

본인의 상태에 맞는 복용을 위해 복용 전 의사와 상의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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