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대 이상 장년층을 대상으로 말초동맥질환에 대해 최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10명중 8명 이상이 질환에 대해 들어본 적이 없다고 답할 정도로 인식과 이해도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건국대병원 영상의학과 박상우 교수, 외과 윤익진 교수팀이 60세 이상 장년층 425명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말초동맥질환에 대해 88.1%가 ‘들어본 적 없다’고 답변했다. 또한 응답자(374명)의 51%가 말초동맥질환이 의심되는 통증을 경험했지만, 이중 84%는 이러한 통증이 뼈와 관절, 근육 등의 이상상태 때문이라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의 응답자 중 말초동맥질환 검진을 받은 적이 있는 장년층은 단 1명에 불과했다.

말초동맥질환은 팔과 다리를 지나는 동맥이 좁아지거나 막히면서 혈액 공급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아 발생하는 질환으로, 관상동맥질환을 악화시키는 요인이 되며, 심할 경우 사지를 절단하거나 목숨을 잃게 될 수도 있다. 특히 말초동맥질환은 어느 정도 진행된 후에야 팔과 다리 근육이 저리거나 당기는 등 증상이 나타나는데다, 질환에 대한 인식이 낮아 뒤늦게 진단되는 경우가 많다.

건국대병원의 이번 조사에 참여한 60세 이상의 장년층들은 “증상이 없는데 정기 검진을 받는 것은 경제적으로 부담” (66%), “통증 및 관련 증상은 노화의 자연스러운 현상” (58%) 이라고 답변하여, 말초동맥질환의 조기 검진을 위해 일반인들의 인식 변화와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건국대병원 영상의학과 박상우 교수는 “55세 이상의 흡연자나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환자의 경우 3~5년마다 말초동맥질환 검사를 받는 것이 중요하지만, 실제 응답자의 73%가 이러한 사실을 모른다고 응답했다”면서 “고령자, 만성질환자 등 고위험군의 말초동맥질환에 대한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설문 응답자 대상으로 말초동맥질환 검진도 병행되었으며, 이를 통해 당뇨병 등 기저질환을 가진 환자의 경우 말초동맥질환 유병률이 일반적으로 높아진다는 점도 확인되었다. 

당뇨병 환자의 말초동맥질환 유병률은 7.2%로서, 당뇨병이 없는 장년층의 유병률(2.5%)보다 3배 가까이 높았다.  고혈압 환자의 말초동맥질환 유병률도 4.5%로 고혈압이 없는 장년층의 유병률(2.3%)에 비해 2배 정도 높았으며, 고혈압과 당뇨병을 함께 앓고 있는 환자의 경우 말초동맥질환 유병률이 8.6%에 달했다.  과거 흡연 경력이 있거나 흡연하고 있는 장년층의 8.2%가 말초동맥질환을 앓고 있어, 흡연 무경험자 유병률(2.5%)에 비해 3.5배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환자의 연령도 말초동맥질환의 유병률과 연관성이 깊었다.  각 연령대별 말초동맥질환 유병률은 60대 2.1%, 70대 3.1%, 80세 13.2%로 나타났다. 고령자와 만성질환자가 증가하는 추세에 따라 말초동맥질환 유병률은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건강보험 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인구는 2003년부터 2007년까지 5년 동안 24.5% 증가했다. 4대 만성질환으로 꼽히는 고혈압, 당뇨병, 뇌졸중, 심장질환 환자 수도 49.7% 증가했다.

건국대병원 영상의학과 박상우 교수는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함에 따라 말초동맥질환은 앞으로 계속 증가할 것”이라면서 “말초동맥질환은 증상이 불분명하고 다른 근골격계질환이나 단순 노화현상으로 생각되는 경우가 많아, 정기검진을 통한 조기발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말초동맥질환이 심하지 않을 경우에는 약물치료와 금연,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 보유질환의 관리를 통해 치료한다.  혈관이 막혀 있는 경우는 풍선이나 스텐트로 혈관을 넓혀주는 시술 등으로 치료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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