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에 치러진 수학능력시험 당일, 경찰이 집중 단속을 했더니 단 2시간 만에 음주와 흡연을 한 청소년 2,700여 명을 적발했다.

청소년건강관리행태 통계(2010.11)에 따르면 중1~고3 청소년 절반 이상(56.1%)은 음주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나 청소년들의 음주는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양의 알코올이라도 청소년의 신체에는 더 큰 영향을 미친다. 신체 주요 장기 및 뇌, 신경계 등에 피해가 커, 학습장애와 성장장애, 불안과 우울 증세 등의 문제가 생기기 때문이다.

◆ 청소년 시기 음주가 평생 건강 좌우
동 자료에 따르면 첫 음주 나이는 평균 13.2세였으며 최근 한 달 간 1잔 이상 음주 한 청소년은 21.1%, 음주 경험자 셋 중 한 명은 1회 평균 소주 10잔 이상(여자 소주 5잔) 마신 고위험 음주자로 나타났다.

특히 음주 청소년 중 최근 일년 동안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또는 어울리기 위해 술을 마셨거나 혼자서 술을 마신 경험, 가족이나 친구로부터 술을 줄이라는 충고를 들은 경험, 술을 마시고 기억이 끊긴 경험 등의 문제 음주율은 40%에 달했다.

◆ 학습력 저하·알코올의존증 5배
알코올은 위, 췌장, 간, 심장, 혈관, 뇌, 신경조직 등 인체 거의 모든 조직에 피해를 끼친다. 더군다나 청소년의 신체에는 더욱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

가장 먼저 생각해볼 수 있는 것이 뇌 발달장애다. 뇌의 신경세포는 16세 경에 완성되는데, 중학교-고등학교 때 음주를 하면 뇌세포가 손상되기 쉬우며, 이로 인해 기억력, 사고능력 등이 저하되어 학습장애가 생긴다.

또 성장호르몬 분비도 억제되어 발육 부진과 피부 노화를 가져오기 쉽다.

15세 이전부터 음주를 하면 성인이 된 후 마신 사람에 비해 알코올의존증이 될 가능성이 5배나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급성 알코올 중독도 우려된다. 자신의 적정 주량을 모르는 채 급하게 먹을 경우 만취상태가 돼 혼수상태에 빠질 수 있으며 심하면 사망에 까지 이른다.

매년 대학교 신입생 환영회에서 급성 알코올 중독으로 사망하는 사고가 바로 그런 예다.

◆ 알코올로 인한 일탈과 폭력 우려
최근 미국신경과학회의 연구 에 의하면 “청소년기에 술을 많이 마시면 스트레스 호르몬을 조절하는 뇌 기능에 영향을 미친다. 알코올이 정상적인 뇌의 연결 작용을 영원히 망가뜨려 우울증과 불안을 일으키고, 감정 장애까지 유발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실제로 청소년들은 성인에 비해 음주 후 불안증세가 높아져 폭력이나 사건사고로 이어질 가능성도 8.5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알코올은 뇌기능에 이상을 일으켜 평형감각과 방향감각, 판단력 등을 손상시키기 때문에 음주 후 사고 발생도 쉽다.

운동기능 이상으로 넘어지거나 부딪쳐서 다치기도 하고 판단력 손실로 절도, 성추행, 음주운전 등의 사고도 일으킬 수 있다.

불안과 우울 증세가 있는 청소년의 경우 음주로 인해 삶의 의욕을 상실하여 비관주의에 빠질 수 있으며, 심한 경우 음주 상태에서 충동적인 자살 시도를 할 수도 있다.

◆ 운동과 취미생활을 통한 예방
갑자기 주어진 여가시간을 활용하지 못한다면 유혹에 더 흔들릴 수 있으니 취미생활, 운동, 문화생활 등으로 여가를 보내도록 계획한다.

고민이나 진로상담 등은 혼자서 풀려고 하지 말고 친구나 부모, 선생님들과 상의할 수 있게 한다.

가정내의 환경도 중요하다. 연구에 따르면 알코올의존증 환자 자녀들은 그렇지 않은 자녀보다 알코올의존증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4-8배 높다.

쌍둥이와 입양자녀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알코올의존증 가정의 자녀들이 알코올에 더 많이 의지한 것으로 보아 유전적, 환경적 요인이 모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사랑병원 김석산 원장은 “청소년들은 성장단계에 있기  때문에 음주하면 장기 손상이 더 심하고 특히 뇌세포 손상으로 기억력과 사고능력이 저하되는 등 학습장애 문제가 일어난다. 가정에서 뿐만 아니라 학교에서도 음주 예방 교육 및 상담을 지속적으로 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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