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국대 특성화 학부 생명공학과 이기원 교수 |
이 교수팀의 연구 결과는 미국 암학회가 발행하는 권위 있는 학술지인 ‘암 연구 (Cancer Research)’9월호 표지 논문 (Cover Article)으로 게재됐으며, 미국 과학전문지 사이언스데일리가 주요 뉴스로 보도하는 등 학계로부터 주목받고 있다.
그동안 일부 선행연구는 암세포를 이용한 실험결과 캡사이신이 암세포를 사멸시키는 항암활성을 나타낸다고 보고되었으나, 실제로 캡사이신을 정상세포에 대해 장기간 처리했을 때 암 발생을 유도하는지 억제하는지에 관한 정확한 작용기전에 관한 연구는 진행되지 않아 논란이 되어왔다.
일부 역학조사 및 동물실험에서는 캡사이신이 암을 유발할 수 있다는 보고가 있었으며, 최루탄의 원료로도 이용되는 등 염증 및 자극을 유발시키는 물질로도 알려져 왔다.
이 교수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캡사이신이 암 유전자(Oncogene)인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 EGFR의 활성을 유도하여 cylooxygenase-2라는 염증 및 암 발생에 중요한 원인 단백질을 과발현 시킴으로써 암 발생을 촉진시킨다는 결과를 동물실험을 통해 증명했다.
연구팀은 고추의 매운 성분이자 진통제로 이용되어온 캡사이신은 이 물질의 잘 알려진 수용체 단백질인 TRPV1 아닌, 암 유발 단백질인 EGFR을 활성화시킴으로써 피부암 발생을 증가시킨다는 새로운 사실을 TRPV1 유전자가 결핍된 마우스를 이용하여 규명했다.
또 이 동물실험 결과 캡사이신에 의해 활성화된 EGFR 경로를 통해 cyclooxygenase-2라는 염증과 암 발생에 중요한 원인 단백질을 과발현시켜 암 발생을 증가시킨다는 작용기전을 규명했다.
그러나, 캡사이신만 단독으로 처리한 경우는 TRPV1이 존재하거나 결핍된 마우스 모두에서 암 발생을 유발하지 않았으므로, 이는 캡사이신 자체가 암 유발물질이라기보다는 암 발생을 촉진시키는 기능을 갖는다는 것을 확인했다.
그렇지만, 연구팀은 고추의 경우 캡사이신 이외에도 많은 양의 비타민C를 비롯한 다른 생리 활성 성분이 다량 함유돼 있어, 이번 연구 결과가 고추로 일반화돼 해석될 수 없음을 강조했다.
본 연구결과에서 보여지는 것처럼, 캡사이신은 TRPV1이라는 수용체를 통해 진통제로 이용되어 왔으나, 피부암 발생과정에 있어서는 EGFR이라는 다른 표적 단백질을 통해 오히려 암 발생을 촉진시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기원 건국대 교수는 “이는 다양한 생리활성을 갖는 천연물 유래 성분을 이용한 기능성 식품, 기능성화장품, 천연물신약 연구에 있어서, 각각의 성분이 특정 질병에 있어서 각기 다른 표적을 가지고, 이에 따라 기능이 달라진다는 것을 제시함으로써, 향후 각 개인의 필요에 따른 질환맞춤형 기능성 소재 개발 연구의 필요성을 제시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교육과학기술부 ‘중견연구자지원사업’ 및 ‘세계적 수준의 연구소 사업 (World Class Institute)’의 지원을 받아 이루어졌다.
이번 논문은 건국대 이기원 교수가 교신저자(책임저자)로 발표했으며, 이기원 교수 연구실은 최근 4년간 천연물 유래 기능성 성분의 분자표적 발굴에 관한 연구로 암 연구 (Cancer Research) 학술지에만 9편의 논문을 발표하는 등 총 68편의 SCI 논문을 발표했다.
이러한 성과를 인정받아 암 연구 분야 최고 권위의 총설 논문 학술지인 Nature Reviews Cancer (인용지수 30)에 총설 논문 발표를 초청받는 등 세계적 수준의 연구력을 인정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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