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30대 이상 여자들이 공통적으로 가장 듣고 싶어 하는 말은 무엇일까? 정답은 “어쩜, 이렇게 피부가 좋고 탱탱해. 나이 같아 보이지 않아. 10년은 젊어 보여”이다.

이처럼 최근에는 얼짱, 몸짱에 이어 동안(童顔)이 열풍이다. 인기 TV 프로그램에선 나이에 비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어려 보이는 동안을 가진 사람들을 뽑고 이들의 사진이 한동안 인터넷에서 화제가 되곤 한다.

나이가 들어도 늙지 않고 젊을 때 모습을 간직하고자 하는 것은 비단 현대인에 국한되지 않고 아주 오래 전부터 인간의 큰 희망사항이었다.

서양 미인의 상징인 고대 이집트 여왕 클레오파트라는 좋은 피부를 유지하기 위하여 발효된 우유와 레드와인을 욕조에 풀어 와인 목욕을 즐겼고 중국의 경국지색이라는 양귀비는 백옥 같은 피부를 가꾸기 위해 궁궐 안에 200명이 넘는 미용 인력을 두고 살구씨를 이용해 윤기 있고 빛나는 피부를 유지했다고 한다.

또한 조선시대 황진이는 피부에 생기를 주기 위해 인삼 잎을 달인 물로 얼굴을 씻고 목욕을 했다고 한다. 조금은 다르지만 진시황의 불로초를 향한 열망도 일맥상통한다고 할 수 있다.

주름살은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피하지방이 줄어들고 피부 진피의 콜라겐과 탄력섬유가 감소되면서 피부 탄력성이 떨어져 발생된다. 노화를 대표하는 이러한 주름살은 20대 중반부터 서서히 진행되며 자외선 노출, 스트레스, 영양 부족과 같은 악화 요인에 의해 좀 더 빨리 진행된다.

피부노화를 막기 위한 많은 연구들을 통해 다양한 화장품들이 개발되면서 코스메슈티컬(cosmeceutical)이라는 기능성 화장품 시장이 급속도로 커지고 있다. 코스메슈티컬은 화장품(cosmetic)과 의약품(pharmaceutical)의 합성어로 화장품의 기능과 더불어 피부미백, 여드름치료, 피부재생, 주름살 방지 등 피부 질환 치료 및 피부 노화 방지 효과를 가진 기능성 약용화장품을 말한다.

또한 주름살을 없애고 좋은 피부를 유지하기 위해서 피부 박피술, 레이저 치료법, 보톡스 주사와 다양한 성형 수술법이 사용되고 있다. 최근에는 이처럼 성형 수술과 피부 시술을 받아 인위적으로 주름을 없애고 기능성 화장품을 사용하여 나이보다 젊게 보이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 급증하고 있다.

그러나 성형을 한 사람들과 보톡스와 같은 피부시술을 받은 사람들을 보다 보면 처음에는 매우 예쁘고 젊게 보이나 시간이 지날수록 점차 이상하게 보이는 것 같다.

실례로 지속적으로 젊어지기 위해 수술을 받는 외국의 유명한 영화배우의 얼굴을 보면 나이가 들수록 점차 거부감이 든다. 왜 피부도 젊고 예쁘기까지 한데 거부감이 드는 것 일까?

사람의 몸은 많이 쓴 부분은 발달을 하고 안 쓴 부분은 퇴화를 한다. 즉 많이 웃고 좋은 생각을 많이 한 사람은 웃는 얼굴 근육을 많이 사용해서 나이가 들수록 웃는 얼굴이 되고 화를 많이 내고 짜증을 많이 낸 사람은 찌푸리게 표정을 만드는 얼굴 근육이 발달이 되어 나이가 들수록 경직되고 찌푸린 얼굴이 되게 된다.

그래서 사람이 살아온 흔적은 얼굴에 나타난다고 하는 것이다. 실제로 고난과 역경의 삶을 살았어도 웃음과 희망을 잃지 않은 분들의 얼굴에는 미소가 머금어져 있다.

또한 나이가 들었어도 계속 선행을 베푸는 분들의 얼굴은 참 아름답게 느껴진다. 그래서 인지 오드리 헵번은 젊어서도 아름다웠지만 나이가 들어서 유니세프 일을 할 때의 미소는 비록 젊을 때보다 주름살은 많았지만 더욱 아름다웠었다.

아무리 주름을 없애고 백옥같이 하얀 피부를 가져도 그에 어울리는 미소가 없으면 향기 없는 꽃에 지나지 않는다. 어려 보이고 주름 없고 하얗고 무표정하고 딱딱하고 비슷비슷한 얼굴들 속에서 이제는 나이에 맞는 포근하고 따스한 미소를 가진 얼굴들이 그립다.

김영선 원장(서울 속편한내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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